[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사랑제일교회發 확산세 비상

외부 방문자 등록 교인 2.9배

 

전광훈 목사, 정치 색깔 영향

석방 이후 대규모 집회 줄줄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파 속도가 매우 가파르고 규모가 광범위하다’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특징으로 방역당국과 전문가 등이 꼽는 두 가지 부분이다.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공포가 다시금 확산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의문도 나온다. ‘어떻게 대형교회도 아니고 보통의 동네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충분했다고 보여 진다. 관련 발표 내용과 분석을 종합해 정리했다.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교회다. 최근 서울시가 사랑제일교회로부터 제출받은 교인·방문자 명단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에 실제 등록된 교인 수는 917명이다. 그러나 이달 2일부터 12일까지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인원은 2600명이 넘는다. 방문자 수가 등록교인보다 대략 2.9배나 많다. 보통 동네교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바로 담임인 전 목사의 정치적 색깔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목사는 지난해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대회’의 선봉장에 서며 많은 지지층을 끌어 모아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특히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지역을 순회하면서 집회를 개최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전국 각지에서 지지자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분석이다. 이를 방증하는 것은 전 목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너알아TV’다. 너알아TV의 현재 구독자는 무려 34만명에 달한다. 영상 등의 댓글을 보면 전 목사를 ‘선지자’ ‘예언자’ ‘(나라를 구원할) 구원자’ 등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전국에 상주하던 지지자들이 주일마다 사랑제일교회로 몰려오면서 외부 방문자가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20년을 거주했다는 윤모(40대, 여)씨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밤낮 안 가리고 드럼치고 통성기도 하고 평소 너무 시끄럽다”며 “주말마다 사람들이 몰려온다. 교인 중에 동네 주민은 별로 없고 다 외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6, 남)씨도 “평소 한산한 지하철역이 일요일만 되면 붐빈다”며 “손에 태극기를 쥔 어르신들도 많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전 목사가 보석으로 석방된 4월 20일 이후 전 목사가 주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연달아 열리기도 했다.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본지가 ‘너알아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경주 상주에 있는 센터에서 ‘전광훈 목사의 말씀학교’라는 타이틀로 집회가 열렸다. 당시 이 말씀학교엔 5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6월 8일부터는 장소를 옮겨 사랑제일교회에서 신학 특강을 이어갔다. 또 7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사랑제일교회에서 전국 지도자 말씀학교가 열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같은 달 27일부터 29일까지는 ‘전광훈 목사의 성령 대폭발 컨퍼런스’가 열렸다.

사랑제일교회의 첫 확진자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성령 대폭발 컨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각각 영상을 보면 예배당이 신도들로 가득 차 있고, 건물 계단이나 교회 앞마당까지도 신도들로 가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 목사나 연단에 올라 인도하는 목사들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집회 타이틀은 ‘성경 말씀’이었지만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저격하는 발언부터 시작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적 발언이 주를 이뤘다. (☞관련기사 [종교in] “박원순 죽으니…” 전광훈 목사의 ‘막말 퍼레이드’ 모음)

공교롭게도 서울시와 성북구 역시 사랑제일교회를 찾는 외부인이 증가한 시기를 올 4월로 보고 있다. 서울시가 3월 전 목사에게 광화문 일대에서 여는 집회를 중단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리자 집회 참가자들이 교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875명이다. 수도권에서만 822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504명, 경기 278명, 인천 40명 등이다. 비수도권은 충남 18명, 강원 8명, 경북 7명, 전북 6명, 대구 5명, 부산과 대전 각각 4명, 충북 1명 등 모두 53명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7

문제는 n차 전파가 전국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깜깜이 확진자’ 수 역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6일부터 22일까지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는 191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확진자 902명의 21.2%였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사랑제일교회와 코로나19 간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0.0001도 증명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한사람, 특정 집단을 매도하고 마녀사냥 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다 덮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와 당국에 맞서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의 성명서를 대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의 성명서를 대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1

신도들 사이에선 ‘정부가 신도들을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음성임에도 양성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음모론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신도들이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거나 병원으로부터 도망치는 등 일탈을 일삼고 있는 사실이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이 같은 음모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의 재확산 사태의 책임을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에게만 전가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다른 교회들이 방역 지침을 어겼지만 최근 증가하는 감염에 대한 책임이 교회 신도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행위(사랑제일교회 비난)는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일종의 마녀사냥으로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게 할 수 있다”며 “정부와 언론은 교회 집단에 대한 대책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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