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가 23일 관내 전체 교회 335개소를 대상으로 ‘대면예배 실시 여부’를 전수 점검한 가운데 시청 직원이 광명교회 출입문 앞에서 ‘영상예배로 드린다’는 문구를 가리키고 있다. (제공: 광명시청) ⓒ천지일보
광명시가 23일 관내 전체 교회 335개소를 대상으로 ‘대면예배 실시 여부’를 전수 점검한 가운데 시청 직원이 광명교회 출입문 앞에서 ‘영상예배로 드린다’는 문구를 가리키고 있다. (제공: 광명시청) ⓒ천지일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교회의 대면 예배를 금지한 것과 관련해 교계의 목소리가 둘로 쪼개졌다. 교계 연합단체와 대형 교단 등에서는 잇따라 교회가 반성하고 정부의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반면 일부 교회에서는 이대로 정부에 순응해선 안 된다며 날을 세웠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조치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현장예배를 둘러싼 교회와 정부, 지자체의 마찰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주일인 23일에도 부산과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 자유 침해”라며 현장예배를 강행해 지자체와 마찰을 빚었다.

부산시는 오는 31일까지 지역 교회에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부산시가 부산 지역 전체 1765개 교회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약 15%인 279곳이 행정명령을 위반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이에 부기총은 행정명령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부기총 임영문 총회장은 “카페와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모든 식당 문을 닫게 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을 소수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마녀 사냥식으로 공격하고 전체 교회에서 예배하지 말라는 것은 정당성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 역시 24일 개신교 매체 크리스천 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왜 하필이면 기독교만 가지고 그러냐”며 “비대면 예배라는 말이 어디있냐 예배드리지 말라는 거지 비대면은 1:1로 한번도 만나지 않아야만 비대면이다. 감옥에 갇히기 전까지 비대면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전국 교회 중에는 자체적으로 교인들의 교회 출입을 통제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교회들도 있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23일 주일예배에서 “지금은 교회가 사회와 국민앞에 사과하고 자숙해야 할 때”라며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서로를 위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이 땅에 하나님의 긍휼이 임하도록 잠잠히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앞서 대형 연합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국내 10만 7000여 종교단체 가운데 최대 7만 5000여개 처에 이르는 기독교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통로가 되고 말았다”면서 “향후 2주간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온라인 예배로 진행하고 소모임과 교회 내 식사 친교모임을 일절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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