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뉴질랜드의 면책특권 포기 요구 불허”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뉴질랜드에서 성추행 문제가 불거진 외교관에 대한 면책특권 포기 요구에 대해 “면책 특권 포기는 이 상황에서 맞지 않는 요구”라고 일축했다.

강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외교관은 면책 특권을 요구할 때는 다른 나라에 가 있었고 뉴질랜드가 요구하는 면책 특권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후 (뉴질랜드 측에서) 공관과 직원에 대한 조사를 위해 면책 특권, 공관의 불가침성을 포기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공관이 누리는 불가침, 면책 특권은 주권 국가가 갖고 있는 핵심 권리다. 면책특권 포기는 엄중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허락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장관은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조사에 응하거나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는 대안적 조사 방법을 뉴질랜드 측에 제의했지만 뉴질랜드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 달 28일 문 대통령과 정상 통화에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2017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남자 직원의 엉덩이와 가슴 등 신체 부위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뉴질랜드 법원은 지난 2월 A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정상간 회담에서 의제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했고 강 장관은 “다른 정상 외교 활동에서 철저히 (의제를) 관리하고, 청와대와 조율도 긴밀히 하겠다”고 했다.

강 장관은 “정상 통화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 측으로부터 이 의제를 다룰 것이라는 얘기가 없었다”며 “대통령이 불편한 위치에 계시게 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