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세종=김지현 기자]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농가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33도(체감온도 37도)의 폭염 가운데 세종시 조치원읍 연서면의 한 농가에서 아로니아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8.22
[천지일보 세종=김지현 기자]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농가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33도(체감온도 37도)의 폭염 가운데 세종시 조치원읍 연서면의 한 농가에서 아로니아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8.22 

조치원 연서면 농가 ‘한숨’
대전·세종·충남 폭염 경보
농가 온열질환 예방수칙
충남스마트팜, 해결 모색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아로니아 수확량이 반도 안돼요. 앞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하네요” 세종시 조치원 연서면에서 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정성껏 키워온 농작물이 제대로 소출을 낸 것이 없다.

토마토, 호박, 고추, 파, 아로니아…, 그래도 이곳은 다른 농장에 비해 폭우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바로 이어 폭염이 덮치자 파와 호박이 다 물러 터져 녹아내리고 있다. 21일 오후 2시 현재 조치원읍 기온은 33도, 체감온도는 37도이다.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 조절은 턱없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어렵게 농사를 짓고 있는 영세농가는 지난 폭우 이후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어 더욱 걱정이 많다. 폭우로 아예 전체가 다 물에 잠겨 농사를 포기한 곳도 허다하다. 세종시의 협력과 지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농가 피해와 지원’에 대해 세종시 재난관리과 강민준 담당은 “현재까지 세종시 농가 피해 면적은 약 86㏊ 정도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며 피해의 90%가 낙과, 나머지 10%는 거의 침수와 농작물, 밭작물의 피해로 나타났다”며 “농가피해에 대한 지원은 각 농가별 피해액을 산정해 지원할 예정이며 세종시 관내 농가 전체 지원금은 대략 2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대전 아스팔트 50도… 체감온도 ‘훌쩍’

대전시에서 역대 기록적 폭우를 기록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과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도로변에 설치된 교통시설물을 관리하는 현장 공무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교통시설물은 버스안내단말기 1180곳, 노변기지국 407곳, 차량검지기 129대, 도로전광표지 53곳 등이다.

지난 20일 담당공무원들은 낮 기온이 34도를 넘기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오듯 땀을 흘리며 올해 설치하는 교통시설물과 현장 시설물 점검을 벌였다. 이날 오후 아스팔트 온도는 50도를 넘어섰고 체감온도는 이를 훌쩍 넘겼다.

대전시 교통건설국에서 33도의 폭염 가운데 20일 교통장비를 정비하는 모습.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20.8.22
대전시 교통건설국에서 34도의 폭염 가운데 20일 버스안내단말기 등 교통장비를 정비하는 모습.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20.8.22

사무실 내근 공무원과 다르게 현장에서 시설물 점검 및 사업 감독을 하는 공무원들은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늘을 찾아 가끔 휴식을 취해 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대전시 ITS팀 현장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주무관은 “날씨가 덥다고 해서 공사를 멈출 수도 없고 접수된 민원을 뒤로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땀 배출로 인한 탈진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전시 한선희 교통건설국장은“시민들의 교통민원 처리 및 원활한 정보제공을 위해 수시 현장점검과 신속한 장애 처리로 시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2시~5시, 옥외 작업 중지해야”

21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대전·세종지역과 충남 일부지역에 폭염경보와 대전·충청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야외 활동 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기상청은 이날 오전 대전과 세종, 충청남도(계룡, 금산, 논산, 공주)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현재 대전 서구지역의 수은주는 32도를 가리키고 있다. 충청북도와 충청남도 당진, 서천, 홍성, 보령, 서산, 태안, 예산, 청양, 부여, 아산, 천안지역에는 폭염 주의보가 내렸다.

‘폭염 전망’에 대해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오르겠고,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5도 내외로 매우 덥겠으며 당분간 높은 기온이 유지되겠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지역에서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낮 12시~오후 5시는 야외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오후 2시~5시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옥외 작업을 중지하고 작업 시에는 아이스 조끼, 아이스 팩 등 보랭 장구를 사용해야 한다.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양식 생물의 동태를 파악 및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조치해야 한다.

[천지일보 세종=김지현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 연서면 농가에서 아로니아를 수확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0.8.22
[천지일보 세종=김지현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 연서면 농가에서 아로니아를 수확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0.8.22

◆농작업 시 온열질환 예방 수칙은

최근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농작업 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올해 전국 온열질환자는 742명이며 사망자는 3명 발생했다.

온열질환이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어지러움·근육 경련·피로감·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며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매일 기상정보 확인하기 ▲규칙적인 수분 섭취하기 ▲12∼17시 농작업 피하기 ▲그늘에서 휴식하기 등 4가지 수칙을 지켜야 한다.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시원한 곳으로 옮긴 뒤 작업복을 벗겨 선풍기나 부채질을 통해 체온을 낮추고, 시원한 물로 몸을 적셔주는 것이 좋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얼음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마시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119 구급대나 가까운 의료기관에 연락해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고령의 농업인은 혼자 농작업을 하는 것을 삼가고 함께 일할 때에도 동료의 상태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며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8.22
스마트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8.22

◆충남도 스마트팜 산업 육성

농가의 자연 재해를 예방하고 폭우나 폭염이 있더라도 수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해결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바로 스마트팜이다.

충남도는 도내 스마트원예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5년간 1968억원을 투입한다. 충남도는 5개 분야 11개 과제 34개 사업으로 구성된 ‘2020∼2024년 충남 스마트원예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 계획은 ▲스마트팜 농업시설 구축 ▲스마트팜 전후방산업육성 ▲스마트농업 전문인력 양성 ▲스마트팜 기술개발 보급 ▲스마트팜 육성기반 및 거버넌스 구축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사업비는 5년간 총 1968억원(국비 346억원 도비 341억원 시군비 596억원 기타 685억원)이다. 충남도는 이 기간 300㏊ 이상의 스마트팜 생산시설을 조성하는 동시에 충남형 스마트팜 복합커뮤니티(2개소)를 조성한다. 또 단계별 스마트팜 기술교육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활용기술 개발 보급(6품목), 스마트농업 육성기반 거버넌스 등을 구축하게 된다.

박지흥 충남도 식량원예과장은 “충남 특성에 맞는 스마트 원예산업의 발전을 위해 본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며 “자연재해와 일손부족·고령화 등 농업·농촌의 문제 해결은 물론, 농업의 경제적 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마트팜 사업이 영세농가까지 얼마나 지원이 되고 운영이 가능한지 의문이며, 이와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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