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양제츠 위원은 오는 22일 서훈 외교안보실장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을 위한 고위급 교역 등 양자 관계 현안,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8.21. (출처: 뉴시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양제츠 위원은 오는 22일 서훈 외교안보실장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을 위한 고위급 교역 등 양자 관계 현안,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8.21. (출처: 뉴시스)

시진핑 방한 일정·남북관계 진전 등 논의

중국, 美반중노선에 맞설 우군 확보 관측도

전문가 “코로나 변수 없다면 연내 방한 가능성”

“미·중 사이서 외교 시험대… 정부, 양측 활용해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중국의 외교 사령탑 양제츠(杨洁篪)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전날 오후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2년 만에 방한한 가운데 2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다.

서 실장의 초청에 따른 방한인 만큼 양 정치국원과의 회동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남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방한 일정 조율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고위급 교류, 북핵 문제 해법, 미중 갈등 국면 속 한중 관계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훈-양제츠, 부산서 시진핑 방한 논의

양 정치국원은 이날 오전 서 실장과 부산에서 회담을 갖고 오찬 협의를 이어나간다. 그는 중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이 자리에선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한중 양국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해 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에서 오는 첫 고위급 방한”이라며 “방한 기간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도 주요의제가 될 것이고, 적절한 시기에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 교수도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의 주된 목적은 시진핑 주석 방한을 대비한 한국 측과의 협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시 주석의 방한 시점 등과 관련해선 “코로나19 사태가 문제될 수 있다. 일단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꺾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다시 퍼지고 있어 연내 방한 성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핵화 협상과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진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현안인데,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9일 싱하이밍(邢海明) 중국 대사와 만나 남북관계에서 중국의 ‘건설적 협력’을 요청했고, 이에 중국 측은 “옆에서 밀고 끌며 돕는 등 협력을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또한 최근 내정된 서 실장도 당시 인사말에서 “우리의 대외 대북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남북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 교수는 “현재로선 경색돼 있는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방역물품이나 수해 지원 등을 중국을 통해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얘기들이 오갈 수 있고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사태 이후 냉각됐던 양국 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알리는 문제 등 그런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2.23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2.23

◆양제츠, 시진핑 ‘청구서’ 내밀수도

하지만 한편에선 양 정치국원이 시 주석 방한 등의 ‘선물’과 함께 미중 갈등 국면에서 들고 올 ‘청구서’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홍콩보안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우군 확보에 나섰다는 것인데 우리 정부 측에 중국을 지지하거나, 최소한 중립을 지켜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양 정치국원이 한국 방문에 앞서 지난 20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갖고 “현재 국제 정세에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은 싱가포르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손잡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잠재우고 국제사회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우 교수는 “미중 간 전략경쟁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반중전선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맞다”면서 “우리 정부 측에 당근을 주면서 줄세우기를 요구할 수 있다.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현실적으로는 한미 동맹이 우선이지만, 한중 관계도 경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외교가 미중 사이에서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언제까지 미국만, 언제까지 중국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을뿐더러 현 상황에선 미중도 우리 측을 압박하고 나설 수만은 없다”면서 “정부 입장에선 우리의 몸값을 높이는 외교, 나아가 미중 양측을 모두 활용하는 중견 강국의 스마트한 외교가 필요할 때”라고 제언했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양제츠 위원은 오는 22일 서훈 외교안보실장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을 위한 고위급 교역 등 양자 관계 현안,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8.21. (출처: 뉴시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양제츠 위원은 오는 22일 서훈 외교안보실장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을 위한 고위급 교역 등 양자 관계 현안,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8.21.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