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안은 여야 무관심 속 표류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국회 자정을 촉구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소장파 의원들이 최근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18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국회 폭력방지에 힘을 모으기로 하는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여야 의원 52명으로 구성된 ‘국회 자정(自淨)모임’은 ‘부결 사태’로 논란이 됐던 한-EU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해 4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자고 촉구하면서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물리력을 사용한 의사진행과 방해를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 모임 소속인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자신의 소신에 따라 지난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기권표를 행사함으로써 한·EU FTA의 비준안이 부결 처리되도록 했다. 이는 자정 모임이 실질적인 첫 영향력을 행사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한 이 모임은 이날 합동 회의에서 “직권상정제도 요건 강화, 의안 자동상정, 필리버스터 제도 도입 등 국회 폭력 추방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4월 국회 안에 통과할 수 있도록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자정 활동에도 이 모임의 구심축을 이루는 ‘국회선진화법안’은 여야 지도부의 외면으로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19일 오전 국회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으나 국회선진화법안 논의를 진행하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했다. 이와 함께 여야 지도부 내에서도 이 법안을 4월에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이재술 대표는 “이전에도 국회를 많이 봤지만 이번 국회는 한심하다 못해 이해 자체가 되지 않는다”면서 “정치자금법 등 국회의원들 잇속과 관련된 법안에만 한목소리를 내고, 국민에게 이로운 민생법안은 공전을 시키고 있다. 선진화법의 적정성에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통과를 시켜야 한다면 빨리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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