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 사전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9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천지일보DB

“대통령이 코로나 잡았다고 발언할 때마다 재확산”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방역 실패의 책임은 정부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게 싫으면 정권을 내놓으시면 된다”라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코로나 다 잡았다고 발언할 때마다 곧바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곤 했지요. 벌써 세 번째 반복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또 “7월 말에 교회의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것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결정적 실책이었다”며 “지금 대다수의 클러스터가 교회의 소모임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결정적 오판에 대해서 정부여당은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이런 사태가 나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그 직전까지 쿠폰 까지 줘가며 여행가라고 권한 것 역시 정부여당 아니었던가요?”라며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계완화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광화문 집회에 대한 통합당의 책임론에 대해 “통합당에서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광화문 집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며 “공식적으로 집회 참여를 거절했고, 집회를 만류하는 원희룡 지사와 하태경 의원의 꽤 강경한 발언도 있었다. 방역의 사안을 정치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은 과학이어야 한다. 정치나 종교여서는 안 된다”며 “국정을 책임 진 정부여당에서 자기들의 오류를 감추고, 그것을 남에게 뒤집어씌울 경우 같은 오류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적반하장의 태도는 여전하군요. 이해찬 대표, 철 좀 드세요”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방역실패의 책임은 정부에게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게 싫으면 정권을 내놓으시면 됩니다. 크게 세 가지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겠지요.

1. 대통령이 코로나 다 잡았다고 발언할 때마다 곧바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곤 했지요. 벌써 세 번째 반복되는 일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바이러스의 위험을 정확히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쓸 데 없는 발언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킨 것은 대통령이었습니다.

2. 아울러 7월 말에 교회의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것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결정적 실책이었습니다. 지금 대다수의 클러스터가 교회의 소모임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결정적 오판에 대해서 정부여당은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해야 합니다.

3. 이런 사태가 나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그 직전까지 쿠폰 까지 줘가며 여행가라고 권한 것 역시 정부여당 아니었던가요?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계완화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통합당에서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광화문 집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집회참여를 거절했고, 집회를 만류하는 원희룡 지사와 하태경 의원의 꽤 강경한 발언도 있었습니다. 방역의 사안을 정치화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여당에게 있습니다. 두 번째 책임은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세력과 개신교 일각의 기독교 반공주의 세력에게 있고. 통합당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미미합니다. 자기들의 정책적 판단의 오류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려 하지 마세요.

방역은 과학이어야 합니다. 정치나 종교여서는 안 됩니다. 국정을 책임 진 정부여당에서 자기들의 오류를 감추고, 그것을 남에게 뒤집어씌울 경우 같은 오류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적반하장의 태도는 여전하군요. 이해찬 대표, 철 좀 드세요.

민주당에서 방역의 문제까지 정략의 소재로 삼는다면, 전광훈과 다를 게 하나도 없겠지요. 어느 쪽이든 방역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무책임한 행동일 뿐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입니다. 문제를 꼬이게 할 게 아니라 풀어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일단 방역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의 수습을 위해 겸허히 통합당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게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 기 위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갈라치기 꼼수가 아니라 사회통합의 정신만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습니다.

범인을 찾는 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과학적 방역입니다. 아울러 코로나 확진자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거둬야 합니다. 그것은 감염자들을 더 깊게 숨게 만들어 방역을 더 어렵게 할 뿐입니다. 그리고 방역당국을 신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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