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비롯한 원내 현안에 합의했다고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이 밝혔다. 모처럼만에 듣는 여야 합의 소식이다. 지난 임시국회가 대부분 파행되거나 반쪽으로 열렸던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여야 합의는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참으로 반갑게 들린다.

여야는 오는 9월 1일 제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원식을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후속으로 논의될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도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윤리특위를 비롯한 5개의 국회 특위 구성에도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박병석 의장이 제안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특위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부동산 대책과 국가균형 발전 등에 관한 논의도 특위를 통해 보다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로소 정치가 제대로 ‘복원’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여야 합의는 먼저 통합당의 전향적 자세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더 없이 다행스런 일로 보인다. 그동안 통합당은 반대와 보이콧, 그 마저도 어려우면 장외로 나가 길거리투쟁을 일삼았다. 이는 21대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혹여 21대 국회 들어서도 또 이런 행태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 체제 이후 통합당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가 호응하면서 21대 국회가 정상으로 가동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민주당도 통합당의 이런 변화 노력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 협치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나라 안팎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K-방역을 자랑했던 우리도 긴장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비단 국민의 보건과 안전만이 아니다. 경제와 산업, 교육, 노동 등 각 부문에 미치는 국가적 부담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여기에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의 불만과 스트레스도 폭발 직전이다. 그럼에도 참고 이겨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 선봉에 선 것이 바로 정치권이다. 이런 점에서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일정에 여야가 합의했다는 소식이 더 반갑게 들리는 이유라 하겠다.

이참에 국회가 앞장서 국민의 어려운 살림살이와 방역 및 보건 대책에 대해 좀 더 촘촘하게 살펴보길 바란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눈물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영세상공인들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 이젠 말보다 법과 제도로 답할 때다.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모처럼 만에 손을 잡은 여야가 이 난국을 함께 돌파해 내는 견인차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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