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당 관계자들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당 관계자들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본격적으로 호남 챙기며 외연 확장

통합당, 국민통합특위 발족하기도

호남서 통합당 지지율 상승세 전환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보수정당 대표 최초로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인정하고 당의 5.18 폄훼와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하면서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호남 챙기기에 앞장서면서 외연 확장을 통해 통합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19일)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처음 광주를 방문했다.

그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희생자들의 영령 앞에서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한 뒤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김 위원장은 신군부 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사죄하기도 했다.

그는 “소위 참회와 반성이 오늘의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통합당은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 운동을 명기하면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인정하는 것은 물론 민주화 운동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호남 출신인 정운천 의원을 위원장으로 둔 국민통합특위도 가동했다.

특위에서는 호남출신 비례대표 의무 배정, 현역의원 ‘호남 명예지역구’ 배정, 호남지역 당 연수원 건립 등 통합당의 호남 진출 전략과 연계한 추진 과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출처: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출처: 뉴시스)

이와 동시에 당의 해묵은 과제였던 5.18 유공자에 대한 예우 강화 법안도 통합당이 검토하고 있다. 법안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나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책을 강화하고, 유공자에게 연금 지급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피해가 심해지자 호남 지역을 민주당보다 먼저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지난 18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기여를 하신 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9일에는 광주에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1주기 아카이브 전시회’를 방문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연일 ‘전광훈 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 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춰지는 것은 오해일까”라며 “만일 (김 비대위원장이) 진정으로 사죄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의 그 태도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폄훼했다.

이외에도 이원욱‧정청래‧강병원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신파극, 쇼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통합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과에 대해 호평하는 의견이 나왔다.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 등에 반대하며 각을 세우던 장제원 의원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수진 의원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 지구에 세워진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떠올랐다”고 칭찬했다.

김 위원장의 광폭 행보에 호남에서도 통합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호남에서도 통합당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나온다면, 수도권에서 30%가 넘는 호남 출향민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통합당이 본격적으로 호남 끌어안기를 시작한 가운데 통합당은 외연 확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받는 태극기 부대와 선을 긋는 행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 전‧현직 의원 4명 정도가 참여하긴 했지만, 당 지도부 차원의 참여는 없었다.

통합당의 변화에 중도층과 호남에서도 지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 변화하고 내년에 치러질 재‧보궐 선거와 얼마 남지 않은 대선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병석(앞줄 오른쪽부터)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박병석(앞줄 오른쪽부터)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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