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0

보수 집회 뒤로하며 민심 챙기기 돌입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기 위해 총력

전통적인 지지층 설득 과제도 남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정부‧여당의 연이은 실책으로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추월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순전히 정부‧여당의 실책에 의한 반사효과이기 때문에 통합당이 실수를 한다면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민주당과 지지율이 역전된 것을 두고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수권정당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디어 국민이 인정해주기 시작했구나, 이것만 믿고 책임감 있게 더 열심히 하겠다”며 “그간 패배주의로 국민이 알아줄까 하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열심히 하니 알아주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통합당은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 속에서도 장외투쟁을 삼가며 장내 메시지 투쟁에 집중했고 많은 효과를 얻었다. 특히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열린 광복절 집회에서도 당 차원의 집회 참여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당 차원에서 주최한 집회를 40번이나 진행하면서 아스팔트 정치를 펼치던 시절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당도 작년 8.15 집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8월 24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출처: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출처: 뉴시스)

이어 10월 3일 개천절 집회, 9일 한글날에도 당 차원에서 대규모 ‘조국 반대’ 시위를 열었고 당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특히 광복절 집회는 통합당의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콘크리트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 지도부는 참석해 왔었다.

그러나 대규모 장외집회를 진행할 때마다 투입되는 비용과 당직자와 보좌진 등의 피로감이 엄청났다. 또한, 보수단체들이 주최하는 집회였기에 국민들에게도 ‘극우’, ‘꼰대’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강해져 여론이 악화했고, 당 혁신과 보수 통합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에서는 장외투쟁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판단, 장내 투쟁에 집중했다. 그 결과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과 각종 이슈의 선점으로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오고 있다.

동시에 역대급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피해 복구 봉사활동을 이어갔고, 특히 통합당의 취약지역인 호남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지난 12일에는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 위원장에 전북 전주 출신의 정운천 의원을 내정하기도 했다.

또한 새 정강‧정책에 진보진영의 담론인 ‘기본소득’과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을 담았다. 이는 새 정체성으로 통합당의 예전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중도층의 민심을 잡는 등 외연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합당이 중도와 호남의 민심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민주당과 지지율 격차를 벌리거나 굳히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통합당의 입장에서도 크고 작은 논란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상승세를 달리던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란이 생길만한 일에는 차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통합당의 새로운 정책들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통합당에서 아직까지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은 지지율 상승세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태극기 세력’이라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통합당의 좌클릭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내비치는 전통 지지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있다. 통합당 지도부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검토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전통 지지층의 불만이 폭발하고 지지철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서울과 경기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보수단체 회원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서울과 경기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보수단체 회원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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