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시위대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재선에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시위대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재선에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재선에 불복하는 시민 수만명이 수도 민스크에 모여 항의하는 시위가 일주일째 열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비공식 추산 1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거리에 나와 루카셴코 대통령의 재선에 항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처음과 같이 폭력 양상이 나타나거나 긴장감이 돌지 않았으며, 평화롭고 축제 분위기에 가까웠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 9일 벨라루스를 26년 동안 집권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대선에서 80%의 득표율로 승리한 이후 여섯 번째 임기를 이어가자 주요 도시에서는 이후 계속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간 시위에 참여한 프로그래머 에브게니(32)씨는 가디언에 “내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늘 알고 있었지만 당국이 그렇게 끔찍한 일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루카셴코 이전은 기억도 안난다. 저 콧수염은 평생 나를 노려보더니 이젠 지긋지긋하다. 이제 충분히 했다.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에 나서 시위대를 두고 ‘쥐’라며 맹비난 했다. 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조국과 독립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전날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대한 외부 군사 위협이 있는 경우 안보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후부터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벨라루스 정부는 이날 맞불 집회에 6만 5천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인접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사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서방의 군사동맹에 대한 비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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