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시는 이 교회 교인과 방문자 4053명에게 코로나19 검사 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천지일보 2020.8.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시는 이 교회 교인과 방문자 4053명에게 코로나19 검사 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천지일보 2020.8.16

16일 신규 확진자 수 200명대로 급증

사랑제일교회서만 250여명 확진자 발생

“약 25%에 달하는 높은 양성률 보여”

용인 우리제일교회 연관 확진자 총 126명

양천구 되새김 교회서 3명 추가로 감염돼

“교회 내 방역 구멍 발생해 집단감염 나타나”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수도권 내 교회에서 연이어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대로 폭증했다.

이에 교회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방역당국은 교회 내 방역이 허술해 집단감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지역사회로 ‘n차 감염’ 형태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교회 내 방역’의 허술함이 드러나 묻혀있던 방역 사각지대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등 수도권 교회를 고리로 감염 전파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이에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전날 2단계로 격상했다. 하지만 수도권 확산세가 급속도로 커져 전국적인 유행 확산으로 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가 250여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검사자 4명 중 1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는 셈이다.

정부는 사랑제일교회발(發) ‘n차 감염’이 지속되자 교인들에게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게다가 전날 열린 대규모 집회에 사랑제일교회 신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가 예정했던 집회는 열리지 않았지만, 해당 신도가 다른 집회에 참여한 점이 불법인지 경찰이 검토 중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코로나19 정레브리핑을 열고 ”어제까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800여명을 검사한 결과 200여명이 감염됐는데 약 25%에 달하는 높은 양성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중 어제 서울에서 개최된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점도 접촉자들로 인한 ’n차 전파‘를 야기할 수 있는 방역적으로는 문제가 매우 심각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중이 다수 밀집해 구호나 함성을 외치는 집회의 특성상 감염전파가 용이한 환경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교회 교인 및 접촉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0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총 249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에 발표된 수치(59명)과 비교하면 하루동안 190명이 증가한 셈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지난 8일 경복궁 근처 오후 집회(오후 2시~오후 5시)와 15일 광복절 집회 참석자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일 시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또 다른 집단사례인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와 연관해서 21명(교인 17명, 지인 4명)이 추가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는 총 126명이다.

양천구 되새김 교회와 관련해서도 3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7명으로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의 원인에 대해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을 소홀히 한 것이 감염 확산의 불씨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월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월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1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교회와 선교회를 포함해 7곳에서 대량 집단 발생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부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착용했고 특히 예배·성가대, 소모임 등에 참여해 밀접하게 대화를 나누고 또 종교시설 내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고위험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상이 있었음에도 예배에 참석해 반복적인 노출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며 “교회에서의 집단발병이 학교, 시장, 직장 등 지역사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종교행사를 실시하는 경우 실내에선 마스크를 벗지 않는 등 핵심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며 “또 종교시설 내에선 공동식사, 간식제공, 소모임을 자제하고 특히 많은 사람에게 전파가 우려되는 수련회, 기도회 등 종교행사는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학조사에 불응하거나 고의적으로 방해해 감염이 확산될 경우 고발·구상권 청구 등의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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