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4

의원 70% 지지로 순조로운 출발

원구성 협상서 최초 위기 찾아와

장외투쟁 주장에도 원내 투쟁 집중

수해 피해 나자 호남으로 봉사활동

‘기본소득’ 논의로 중도 민심도 잡아

최근 여론조사서 민주당 지지율 넘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을 이끌어야 하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지만, 세 달여 만에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 역전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의 취임 이후 통합당은 거대 여당에 맞서 안정적으로 당의 위기를 수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중도층과 호남의 민심을 얻는 등 통합당을 대안 정당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시동도 걸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5월 8일 당선자 총회에서 70%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후 같은 달 14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성사시켰으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그러나 176석이라는 절대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과의 원구성 협상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지난 6월 15일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사퇴 의사를 밝히고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통합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협상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주 원내대표의 책임이 아니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당 의원들 중심으로 재신임 요청을 했다.

여기에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주 원내대표가 칩거 중인 강원도의 한 사찰까지 찾아와 여의도로 복귀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6월 24일 국회에 전격 복귀한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신임을 얻으면서 전격 복귀했다.

주 원내대표가 복귀한 뒤 재개된 협상에서도 법사위원장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통합당의 앞길에 먹구름이 끼는 것처럼 보였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통합당 내 강경파 의원은 장외투쟁 카드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7월 임시국회에서는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에 맞서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러나 절대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부동산 3법’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처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4

민주당 단독 법안처리가 이어지자 통합당 내부에서는 이제는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주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장내 메시지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소수 야당의 한계를 ‘여론전’으로 극복할 가능성이 생겨 장내 메시지 투쟁 전략에 힘이 실렸다.

주 원내대표는 또 8월 들어 전국을 덮친 물 폭탄으로 피해가 급증하자 즉각 민생 행보에 앞장섰다. 경기 이천시, 충북 충주시, 전남 구례·하동군, 전북 남원시 등 수해 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봉사활동은 주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통합당 의원, 보좌진, 당원 등 수백 명이 참여했다.

특히 통합당의 불모지라 꼽히는 광주와 전라도를 찾아 집중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 12일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 위원장에 전북 전주 출신의 정운천 의원을 내정하면서 본격적인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새 정강‧정책에 진보진영의 담론인 ‘기본소득’과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을 담았다. 이는 새 정체성으로 통합당의 예전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중도층의 민심을 잡는 등 외연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의 노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통합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을 앞서는 등 민심마저 움직였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여러분들만 바라보며 한발 한발 조심스레 걸어가는 저희에게 비로소 국민께서 다시 마음을 주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엄중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통합당에 부여된 시대적 사명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 전초전이 될 내년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 비롯해 앞으로 정국에 큰 변수 될 정치 일정이 많은데 그 길에 우리 통합당이 국민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받아 승리의 기반을 닦고 기틀을 만들어나가도록 원내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따끔히 지적해주시고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출처: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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