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코로나19 우려 속 광복절 집회 강행… 시민들 ‘노심초사’(종합)
[현장 르포] 코로나19 우려 속 광복절 집회 강행… 시민들 ‘노심초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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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서울 도심서 보수·진보단체 대규모 집회 열려
집회 참석자들 대부분 감염에 취약한 노년층
“마스크 안 써도 하나님께서 다 지켜주신다”

곳곳에서 경찰과 시민 충돌… 대치상황 계속

자가격리조치 받은 전광훈 목사도 집회 참석
“교회 확진자 발생, 외부 바이러스 테러” 주장

“누구를 위한 집회인가” 시민들 불편 호소해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에도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진보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강행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집회여서 많은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은 정오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는 ‘문재인 탄핵 8.15 국민대회’를 열고 갖은 욕설로 현 정권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문재인 퇴진’ ‘국회해산’ ‘정권교체’를 부르짖었으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과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전국에서 찾아온 집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감염에 취약한 노년층이었으며, 이들은 시청역에서부터 경복궁까지 줄을 이었다. 집회 주변은 바리게이트와 경찰차벽으로 통제됐으며, 현장 통제를 위해 경찰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 “하늘도 버린 불법집회” 급작스런 폭우 쏟아져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참석자들은 우비와 마스크를 쓴 채 집회에 참석했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불편해지자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참석자들도 보였다, 점심시간에 시작된 집회다보니 함께 밥을 먹거나 아이스크림을 먹는 참석자들도 있었다. 바나나를 먹던 한 참석자는 “마스크 안 써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다 지켜주신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혹여나 확진자가 발생할까 참석자들에게 소독약을 뿌릴 것과 어깨가 닿지 않을 정도의 간격을 유지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을 통제하기는 어려웠다.

집회가 시작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급작스런 비와 함께 바람도 거세게 불면서 집회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비로 인해 마이크가 먹통이 됐으며, 근처에 앉아있던 참석자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하늘도 안 도와 준다’ ‘하늘이 노했다’ ‘하늘도 버린 불법집회’라는 댓글이 등장했으며, 집회 한 켠에서는 참석자들끼리 모여 비를 멈춰달라고 기도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진보 및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진보 및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 경찰과 충돌… 청와대 향해 폭죽 터트리기도

집회는 당초 경복궁역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사방을 둘러싼 펜스와 경찰차, 경찰병력으로 인해 다른 보수단체 ‘일파만파’의 집회장소인 동화면세점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이동이 이루어졌으며, 광화문광장으로 가지 않고 청와대로 행진하자는 참석자들이 다수 생겨나 청와대로 향하는 길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의 인파로 가득했다.

‘다닥다닥’ 붙은 참석자들은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나라가 니꺼냐” “문재인 탄핵”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 진격했다. 사랑채가 통제되고 경찰 기동대가 막자 참석자들은 “독재타도”를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폭죽을 터트렸다. 이로 인해 참석자들과 경찰의 대치 상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경복궁역 7번 출구에서는 경찰과 시민과의 충돌도 벌어졌다. 공영방송은 촬영할 수 있게 하고 시민들은 촬영하지 못하게 막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한 참석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 2m간격을 유지하라고 했는데, 왜 경찰들은 모여 있냐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 전광훈, 교회집단감염에 "외부의 테러” 주장

사랑제일교회에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자가격리 조치를 받은 전광훈 목사도 이날 집회에 참가해 연단에 섰다. 마이크를 잡자마자 전 목사는 이날 문 대통령이 광복절 75주년을 맞아 발표한 경축사를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이 나쁜 X가 연설을 통해 또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건국한 것인데, 백범 김구 선생을 거론했다.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을 부정한 사람이다. 그 연설은 평양 가서 하라”고 분노했다.

전 목사는 교회 내 코로나19 발생이 외부 바이러스 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이 나를 감옥에 가둔 것뿐만 아니라 오늘도 내가 못나오게 하기 위해 우한 바이러스를 교회에 갖다 부었다”며 “구청에서 우리 교회를 찾아와 내가 이렇게 멀쩡한데도 나에게 ‘격리대상으로 정했으니 지금부터 10일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으라’라고 통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끝으로 전 목사는 “문재인에게 경고한다. 노무현(전 대통령)과 박원순(전 서울시장)처럼 자살은 하지 마라. 자살한다고 국민이 너에게 정을 베푸는 게 아니야, 좋은 말 할 때 내려와라”라며 “우리는 네가 내려올 때까지 생명을 걸고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전 목사는 “집회 참석자들의 청와대 진입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참석자들에게 마음대로 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발언에 참석자들은 두 손을 들고 만세를 외쳤다.

◆ 서울시, 집회 강행에 “고발·구상권 청구”

전 목사가 주관하는 ‘문재인 탄핵 8.15 국민대회’뿐만 아니라 민경욱 전 의원이 이끄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도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1가에서 40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오후 3시부터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애초 안국역 인근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사전 조치로 보신각으로 선회했다. 집회 참가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명이었다.

이날 집회 금지명령에 불복하고 강행한 단체에 대해 서울시는 현장 채증을 거쳐 주최자와 참여자를 고발,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 일부 도로 통제에 시민들 ‘불편’ 호소

이날 집회로 광화문광장 근처가 모두 통제되자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신호를 기다리며 집회를 바라보던 한 시민은 “차벽으로 인해 길 찾기도 불편하다. 왜 집회를 하게 허가해주느냐”고 볼멘소리를 내며 “여기 있는 참석자들을 모두 구속시켰으면 좋겠다”고 분노했다.

이어 “문재인도 싫지만, 코로나19 확산에도 집회를 강행하는 이 사람들이 더 싫다”며 “모이지 말라고 했으면, 말 좀 들었으면 좋겠다. 누구를 위한 집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집회 참석자들이)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데,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이 시위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헌금 모금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헌금 모금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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