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0.8.14.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0.8.14.

전염병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종교, 인종, 성별, 국경을 넘어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그래서 차별없이 원칙적이고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이 당연한 이치가 대한민국에선 적용되지 않는 듯싶다.

전염병보다 무서운 재앙은 오만이다. 지도자의 오만이야말로 온 국민을 위험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가장 오만했던 미국과 유럽이 가장 심각한 코로나19 위험국이 됐다는 사실과 코로나를 비웃던 각국 지도자들의 확진 소식이 이를 방증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하루 50명 미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통제돼 왔다. 이런 결과는 올해 초 신천지 대구교회 대규모 감염 후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의료체계가 정비된 덕이 크다. 그러나 14일 다시 일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겨가며 예배와 모임을 강행한 기성교회 때문이다. 특히 경기지역 교회의 감염이 폭증하고 있다.

신도 수가 1100명가량 되는 경기도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서 하루에만 60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14일 3시 기준 총 72명이 됐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9일부터 교회 주차요원들과 봉사자, 목사, 부목사, 집사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당국은 “수도권은 대규모 집단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가족모임 자제도 당부했다. 또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3월 31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함에 따라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검토에 착수했다. 코로나19 안전지대인 것처럼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예배를 강행한 기성교회들의 오만으로 인해 이미 코로나19에 피로감이 극에 달한 국민의 일상과 경제가 더 위축될 위험에 처한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일상생활하라”던 대통령 말 믿고 예배드리던 경기지역 신천지교회에서 겨우 2명 확진자가 나왔을 때 과천 총회 본부까지 직접 출두해 명단을 압수하고 전교회 폐쇄, 모임 금지를 강제했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고 예배를 드리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지역 내 교회에 대해서는 그간 단 한 번도 신천지와 같은 폐쇄명령이나 예배 금지령을 내리지 않았다. 되레 눈치를 보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소극적인 행정처분만 내렸다.

이번 경기도 우리제일교회발 감염 폭증에도 14일 긴급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내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8월 15일부터 2주일 동안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한 게 전부다. 이재명 지사는 “종교모임 후 식사제공 및 단체식사 행위, 성가대 활동 시 마스크 미착용 등 위반 사례가 반복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부득이 확산 방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스스로 기성교회들이 방역지침을 어겼다고 밝혔지만 어디에도 신천지처럼 강제조치한다는 내용은 없다.

이렇듯 경기도 방역책임자가 도민의 안전보다 정치적 목적이 앞선 편향적이고 속 보이는 이중 행정을 한 탓에 경기도 교회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봐진다. 방역책임자가 편향적이고 느슨한 방역을 반복한 결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검토하는 등 온 국민의 보건안전도 위협받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스럽다.

국민을 종교나 인종, 사회적 지위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고 만든 것이 법이고,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감염병을 빌미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과 상식을 무시하고 차별적이고 편향적인 행정을 하는 지도자는 분명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세상만사 사필귀정(事必歸正)이며, 민심이 곧 천심이다. 잊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우리제일교회에 14일 오후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우리제일교회에 14일 오후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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