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미네올라의 시더 가든 공동묘지에서 오드리 터먼이라는 여성이 울타리로 구분된 흑인 묘소의 울타리 제거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터먼의 남편, 조부모, 형제자매가 이 묘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구역에 매장돼 있다. 미네올라 시는 이 묘지 내 인종별로 분리돼 있던 흑인의 매장지에서 울타리 제거 작업을 펼쳤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미네올라의 시더 가든 공동묘지에서 오드리 터먼이라는 여성이 울타리로 구분된 흑인 묘소의 울타리 제거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터먼의 남편, 조부모, 형제자매가 이 묘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구역에 매장돼 있다. 미네올라 시는 이 묘지 내 인종별로 분리돼 있던 흑인의 매장지에서 울타리 제거 작업을 펼쳤다. (출처: 뉴시스)

미국에서 흑인 여성이 동일한 직장에서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백인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으려면 무려 1세기 넘게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성정책연구소(IWPR)는 '흑인 여성 동일 임금의 날'을 맞아 13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같은 직업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은 2130년까지 같은 임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니콜 메이슨 IWPR 소장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임금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내 딸과 내 딸의 딸은 앞으로 살면서 동일한 임금을 평생 받아보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같은 직종에 몸담고 있다는 가정 아래 백인 남성이 1달러(1천186.50원)를 버는 동안 흑인 여성이 버는 금액은 62센트(735.63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흑인 여성이 220일을 더 일해야 백인 남성의 임금과 같아짐을 의미한다.

2018년 기준 미국 노동시장에 나와 있는 흑인 여성은 1070만명으로 흑인 노동인구의 53%를 차지하지만, 인종과 성별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이중 차별로 한평생 손해 보는 임금이 평균 200만달러(약 23억 7000만원)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특히 흑인 여성이 서비스업과 관광업에 많이 종사하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다른 인종, 다른 성별보다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흑인 여성은 또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요즘과 같은 시기에 임금 격차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메이슨 소장의 설명이다.

메이슨 소장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급여 형평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고용주가 급여 이력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급여공정법 같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면 임금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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