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초비상’ 각종단체 광복절 집회 강행… 집단감염 우려 증폭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보수·진보단체들이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10여개 단체의 집회·행진이 예고됐다. 이날 5만여명 규모가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3일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의거해 광복절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당초 이날 26개 단체의 22만여명 규모의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정됐지만, 일부 단체가 당국의 취소요구에 응하면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랑제일교회 소속 신도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집회의 주최차인 전광훈 목사가 해당 집회를 강행하겠단 입장을 밝히면서 경찰과의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어길시 ‘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에 따라 주체자와 참여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이에 따른 치료비와 방역비 등 손해배상액도 청구될 수 있다.

경찰은 집회금지 구역에 진입하거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공무원, 경찰 등의 조치에 응하지 않는 집회 참석자에 대해선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엄중처벌 할 계획임을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및 민주자주대회를 진행한다. 이날 1000명의 민주노총 회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민주노총은 “원만하고 유연하게 협의·협조하며 준비해 온 대회에 대한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 조치는 당황스럽다”며 준비된 8.15 노동자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3명이다. 국내 사망자는 전날과 동일하게 누적 305명(치명률 2.05%)이다. 이날 파악된 신규 확진자 103명 중 85명은 지역사회에서, 18명은 해외유입으로 발생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서울시와 경기도를 중심으로 교회, 방문판매업체, 시장, 학교 등에서 환자 발생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서울시와 경기도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조정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에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소모임과 찬송을 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감염되는 사례가 반복돼 나타나고 있다”며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한다면 지난번과 같은 핵심방역수칙 의무화 조치가 취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도 전날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연휴기간 대규모 도심 집회 등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증폭돼 발생하게 되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연휴기간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종교행사와 집회참석을 자제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또한 “어떤 형태로든지 사람 간의 모임은 감염위험이 있다”며 “가족·지인 간의 식사나 회의 등의 모임도 최소화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