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시, 평화와 번영의 문으로’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연속 토론·강연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8.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시, 평화와 번영의 문으로’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연속 토론·강연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8.14

이재명 19%·이낙연 17%·윤석열 9%

‘부자 몸조심’ 李, 주요현안에 신중

당대표 리더십 못 보이면 지지 난망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의 향후 행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의원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의원은 민주당 8.29 전당대회에서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당 대표로 뽑힐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이대낙(이대로 대표는 이낙연)’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대세론을 유지해 왔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미디어오늘 의뢰로 지난달 28~31일 여당 지지층 382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 의원이 69%로 1위를 차지했다. 박주민 의원(14%)과 김부겸 전 의원(11%)이 뒤를 이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8.29 전대가 장기간 장마 등으로 인해 흥행의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 지사가 이 의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이 의원이 ‘이대낙’에서 ‘이대만(이대로 대표만)’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와 궤를 같이 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1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 지사(19%), 이 의원(17%), 윤석열 검찰총장(9%),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3%), 무소속 홍준표 의원(2%) 순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7개월 연속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선두를 차지했으나, 이달 이 지사가 급상승하는 흐름세를 보였다.

이 지사 선호도는 여성(13%)보다 남성(25%), 30·40대(30% 내외), 인천·경기(27%) 등에서 높았다.

반면 이 의원 선호도는 남녀(16%·18%) 비슷하고, 광주·전라(45%), 민주당 지지층(37%), 대통령 긍정 평가자(35%) 등에서 높은 편이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이 답이다!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이 답이다!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3

이에 대해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상반된 행보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세론을 유지했던 이 의원은 ‘부자 몸조심’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주요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청와대의 잇따른 실책에도 크게 지적하지 않으면서 각을 세우지도 않았다.

여기에는 당내 지지 기반이 취약한 이 의원이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은 나를 포함해 정부·여당이 겸손했는지, 유능했는지, 신뢰를 얻었는지 되돌아볼 때”라고 밝혔다.

반면 이 지사는 당내 현안이나 정책 현안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는 흐름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올랐을 경우, 그만큼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당청 간의 원활한 조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인다면, 이 의원은 지지율 상승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고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당 대표뿐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할 경우,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론은 한 번 흐름이 형성되면 쉽게 꺾이지 않는다”면서 “당분간 이 의원의 하락세 내지 정체, 이 지사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더라도 여러 가지 난관을 헤쳐 나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양강 구도에서 단기적으로는 이 지사에게 밀리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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