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비할인권 정보.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화 소비할인권 정보.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정부, ‘대국민 숙박 할인권’ 100만장 선착순 제공

방역당국 “확진자 연일증가추세… 일촉즉발상황”

네티즌들도 여행 권장 정책에 ‘우려·비판’ 목소리

“넋빠진 소리한다… 여행지는 코로나19 없다냐”

여행 권했다가 역풍 맞은 일본 사례 거론되기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2~13일 연이틀간 50명대(54명, 56명)를 보이며 급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 정부가 호텔·콘도 등의 숙박비를 할인해주는 ‘대국민 숙박 할인권’ 100만장을 푼다고 밝히자 온라인에는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9~10월 호텔·콘도 등의 숙박비를 최대 4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대국민 숙박 할인권이 나온다.

총 100만명의 시민에게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숙박 할인권은 7만원 이하 숙박 시 3만원권(20만장), 7만원 초과 숙박 시 4만원권(80만장)이 배포되며 이날부터 인터파크 등 27개 온라인여행사(OTA)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불법 숙박업소에서의 사용을 제한하고, 관광 숙박시설에 할인권 물량의 60%를 배정했다”면서 “이번 할인권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위해 유효기간을 짧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한 내수시장을 살리고 안전한 여가문화 확산을 위해 이같은 정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여행을 권장할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교회 집단감염 사례를 비롯해 서울 남대문시장 상가 집단감염, 롯데리아 직원 관련 집단감염까지 곳곳에서 산발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일촉즉발 상황” “5~6월(이태원클럽·물류센터 등 집단감염)보다 우려된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징후” 등의 표현까지 써가면서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에서 총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에서 총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0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국내 (확진자) 발생이 연일 증가 추세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상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향 조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네티즌들은 우려뿐만 아니라 분노에 가까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네이버 아이디 ‘open****’은 “넋빠진 소리들 하고 있다”며 “코로나로 광화문 집회도 취소시킨다면서 여행이나 영화는 보라는 것이냐. 이런 곳들은 코로나가 없는 청청지역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이재민들 줄 돈도 없다면서 900억원을 이러한 것에 푼다”고 일갈했다.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라고 밝힌 ‘palb****’는 “너무 기가막혀 댓글을 올린다”며 “하다못해 네 식구 사는 가정에서도 가계경제를 생각해 모든 결정을 신중하게 내리는 마당에 한 국가에서 세금부족하다고 아껴쓸 생각은 안하고 이리저리 세금 걷어 쓸 궁리만 하니 도대체 이 나라가 어찌 될라고 하는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답답한 마음에 문체부에 직접 항의 전화를 한 네티즌도 있었다. ‘jwje****’은 “너무 황당해서 문체부 콜센터에 전화하니 정부 추경 예산에서 그렇게 정해서 결정된 것이라 본인들 잘못은 없다고 그런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으로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역이라는 것이 미리 막는 것인데 이 정부는 의료진만 죽으라고 고생시키고 자기들은 잘못 없다고 주장한다”며 “국민 세금 이상하게 쓰고 여행다녀도 된다는 정부 시그널만 믿고 여행다닌 사람이 병에 걸리면 마녀사냥하고, 결국에는 조심하는 사람들도 다 걸리길 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에게 여행을 권장했다가 코로나19 역풍을 맞은 일본의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나라 또한 일본처럼 감염자가 폭증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heis****’은 “이 시국에 여행가라고 하느냐”고 반문하며 “아베랑 하는 짓이 똑같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날 일본 현지 공영방송 NHK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3일 하루 동안 1176명이 새로 확인됐다.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10~12일 사흘 동안 1000명 미만에 머물다 나흘 만에 1000명을 웃돌았다.

실시간 국제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 오후 10시 36분(한국시간)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5만 1147명에 달한다. 일본은 자국 내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병상 부족 문제도 재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정부는 자국 내 관광산업을 살리겠다면서 국민에게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을 시행했고, 현재도 강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일본 국민들 또한 여행 장려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한 가운데, 도쿄 거리의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TV를 통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출처: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한 가운데 도쿄 거리의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TV를 통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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