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3

박근혜 탄핵 국면 이후 첫 역전 양상

이낙연 “국민 마음 헤아리는데 부족”

“당 나아갈 방향 진지하게 고민할 때”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에 역전을 당한 데 대해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자성론이 분출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0~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통합당이 전주 대비 1.9%p 오른 36.5%, 민주당은 1.7%p 내린 33.4%를 기록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1%p이다. 보수 정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앞선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부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통합당의 좌클릭 행보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 대표 후보들과 차기 대권주자들은 민심 이반 징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 ▲민주당 인사의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 ▲폭우 피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논란 등이 누적된 결과라고 짚었다.

이 의원은 “(민주당 구성원의 부적절한) 언행은 집으로 고통 받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부족했다고 보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도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그동안 느꼈던 여러 가지 민심의 비판이 오늘 수치로 나타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 보니까 더 부끄럽고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국민을 직접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미진했다”며 “저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통감하며 반성한다. 달라지겠다. 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창구를 늘려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언제나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 더 그런 노력을 많이 해달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처: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처: 뉴시스)

당내 의원들 역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지지율 역전에 대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와 경고에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지지율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있다. 부동산 상황 등이 호전되면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없진 않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강원도 철원 호우 피해지역 봉사활동 중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은 항상 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하락을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징후로 연결시키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은 이날 “레임덕은 보수세력의 기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 의원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하락했던 국정지지율을 기저 요인으로 깔고 레임덕을 거론하고 있지만, 몇 달 사이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지지율 추이를 근거로 레임덕을 주장할 수는 없다”며 “연말연시에 정체돼 있던 국정 지지율도 코로나 상황을 거치며 급등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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