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연구소의 연구원이 백신을 들어보이는 모습. (출처: 뉴시스)
러시아는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연구소의 연구원이 백신을 들어보이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등록했다고 발표한 후 러시아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안전성을 입증할 만한 투명한 시험 결과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이것은 우주경쟁이 아닌 세계적인 전염병”이라며 “그럼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러시아 백신의 명칭인 ‘스푸트니크V(Sputnik V)’를 지적했다. 이는 1957년 러시아 전신인 소련이 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 ‘스푸트니크 1호’를 딴 것이다. 스푸트니크 1호 발사는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에서 치열하게 전개된 우주 경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CNN은 러시아 정부의 고질적인 은폐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부인할 수 없을 상황 전까지는 발병 사례를 거의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확진자 수 폭증으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와 보호 장비 부족 등을 호소했던 의료진들이 병원 창밖으로 떨어진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항상 모든 선거에서 유권자들 4분의 3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어떤 미국 대통령도 60% 이상의 득표율도 얻은 적이 없으며, 나아가 미국인 중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는 어떤 것도 없다는 설명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러시아 백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인터뷰에서 “러시아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는지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다”며 백신을 제조하는 것과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증명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백신 제조사들은 아직 인간 임상시험에 대한 어떤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도 6개 이상의 백신(후보)을 갖고 있고,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효과가 없는 것을 제공할 가능성을 감수한다면 다음 주에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 파라나주는 이날 러시아와 백신 연구, 개발, 테스트를 위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대사관이 밝혔다. 이 협약에 따라 브라질 내 일부 취약 계층이 먼저 백신을 맞게 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또한 러시아 백신에 대한 신뢰가 있으며 직접 맞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대국민담화에서 “나는 실험 대상 1호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생산한 백신이 인류에게 정말 좋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최소 20개국과 일부 미국 기업들이 백신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CNN에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