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수출 ‘품목·지역’ 다양화 요구

코로나 등 대외 리스크 취약

5대 유망 수출품목 점유율↓

서비스 산업 경쟁력 높여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우리나라 수출 품목이 반도체에 편중 돼 있어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수출 세계 7위 한국에 내재한 품목·지역 편중 및 저조한 서비스 비중 등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019년 기준 세계 10대 수출국을 대상으로 수출 품목, 수출지역 및 서비스 수출 비중과 함께 글로벌 10대 수출 폼목을 분석하고 한국수출의 현주소를 진단한 ‘글로벌 수출강국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감소세는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7월이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인해 전년 2018년 동기대비 최대 13.8%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 수출에 대한 위기의식은 여전하다는게 전경련 측의 설명이다.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중 7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는 ▲품목 쏠림 ▲지역 쏠림 ▲저조한 서비스 수출 등의 특징을 보이며 대외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또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는 46.3%로, 다른 국가들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 평균인 36.0%보다 10%p 이상 높았고, 특히 반도체에 14.6%가 편중돼 있어 반도체 경기변동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수출의 10대 수출국에 대한 의존도는 70.3%로, 10개국 평균인 65.3%에 비해 높았으며, 그 중 중국(25.1%)과 미국(13.5%), 베트남(8.9%) 등 5대 수출 대상국의 비중이 절반 이상(58.6%)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편중으로 인해 최근 지속되고 있는 미중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과 한국의 상위 5대 수출국 상위 5대 수출국이 일치했다. 자동차 제외 주요 수출 경쟁품목에서 중국에 비해 한국의 수출 점유율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총 수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3.8%에 그쳐 10대국 중 9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1위인 영국(46.3%)에 비해서는 3분의 1이었다. 최근 10년간 세계 서비스업은 성장추세(연평균 성장률 3.8%)하고 있지만 한국의 서비스업 성장률은 0.6%에 불과했다.

반면 10위 중국의 서비스업 연평균 성장률은 우리나라의 10배 수준인 6.2%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은 세계 10대 수출 품목 중 승용차,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등 상위 4대 품목에서 점유율은 3~11%에 이르렀으나 의약품, 컴퓨터, 터보제트, 의료기기 등 나머지 6대 품목에서는 1% 내외의 점유율에 그쳤다.

세계 10대 수출 품목 중 성장률이 높은 5개 품목 중에서의 비중은 반도체만 유일하게 4위였고, 나머지 품목은 모두 10위권 밖이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 해당하는 면역물품과 의료기기, 의약품의 경우 각각 11위, 16위, 32위에 그쳤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의 수출품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정체돼 있다”며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경쟁력임은 분명하지만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는 우리의 미래 수출경쟁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수출품목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국 수출산업의 활력을 높이고 선진국형 산업모델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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