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이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1967년부터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에 11일(현지시간) 대공미사일 아이언 돔이 배치돼 있다. 2018.2.12 (출처: 뉴시스)
시리아 내전이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1967년부터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에 11일(현지시간) 대공미사일 아이언 돔이 배치돼 있다. 2018.2.12 (출처: 뉴시스)

‘21∼25년 국방중기계획’ 발표

내년부터 5년간 300조 이상 투입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군 당국이 내년부터 5년간 30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튼튼한 국방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방안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 대비 ‘한국형 아이언돔(Iron Dome)’ 구축과 ‘경항공모함’ 도입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군의 야심찬 계획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문제점은 없는지 따져봤다.

국방부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을 골자로 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국방중기계획을 보면 내년부터 5년간 총 300조 7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2021년 53조 2000억원, 2022년 56조 5000억원, 2023년 59조 8000억원, 2024년 63조 6000억원, 2025년 67조 6000억원이 편성됐다. 용도별로는 방위력 개선비에 100조 1000억원(33.3%), 전력 운영비에는 200조 6000억원(66.7%)이 각각 배분된다. 국방부가 발표한 계획이 이상 없이 추진되려면 예산이 계획대로 집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수도권 방어하라'… 요격체계 개발 본격화

우선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을 방어할 요격체계 개발을 본격화한다. 이른바 한국판 아이언돔이다. 기존의 미사일 위협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그리고 우리 군이 독자 개발한 중-저고도용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MA) 등 미사일로 대응이 가능했다.

문제는 북한의 장사정포 가운데 특히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방사포 등을 요격하는 체계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이 방사포를 최전방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수도권에 최대의 위협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한국형 아이언돔 독자개발은 이에 따른 결과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한 무기방어체계로 단거리 로켓포나 박격포탄 등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고, 이미 실전에서도 그 성능이 입증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력화 시기는 2020년대 후반이나 2030년대 초반께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언돔은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의 일환인데 많이 늦었지만 일단 고무적”이라며 “현재로선 가장 고도화돼있는 방공망 체계다. 방향은 맞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 교수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서는 이미 ‘아이언빔’을 전략 배치해 운영 중이고, 세계는 레이져 방어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우리도 돔뿐만 아니라 빔 체계를 단계적으로 병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이언 빔은 아이언 돔에 비해 경제적인 효율성이나 요격률, 운용 등 모든 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언 빔(Iron Beam)은 대공 방어체계로 아이언 돔이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려울 정도의 작은 근거리 로켓, 대포, 박격포 등을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특징은 고에너지 레이저 빔을 사용해 7㎞까지의 적 목표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 '21∼25년 국방중기계획' 수립…요격능력 대폭 확충국방부가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키운다. 또 북한의 수도권 공격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을 위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요격 능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연합뉴스)
국방부 '21∼25년 국방중기계획' 수립…요격능력 대폭 확충. 국방부가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키운다. 또 북한의 수도권 공격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을 위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요격 능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연합뉴스)

◆경항모 도입 공식화… 효율성 논란도

아울러 ‘경항공모함’ 도입 사업도 추진한다. 국방부가 ‘경항모’라고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다목적 대형수송함-II’라고만 언급됐다.

국방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경항모는 3만톤급 규모로 건조해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하고 병력이나 물자 수송은 물론, 이번 코로나19 재난 때 공중급유기를 이용한 재외국민 수송작전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 재난 등 비군사적 위협에 대응 가능한 다목적 군사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경항모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배수량 10만톤 이상의 항공모함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현재 개념설계와 선행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30년대 초께 전력화할 예정이다. 경항모에 탑재될 수직이착륙 전투기로는 미국 F-35B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군 당국은 경항모 건조 시기에 맞춰 10~20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경항모의 경우 작전 반경이 좁은 우리 해역에서 얼마나 많은 수요가 있느냐인데, 이 때문에 작전의 실묭성과 효율성이 높은 구축함급 함정을 다양하게 도입하거나 북한 위협에 대비한 감시정찰(ISR) 또는 탄도탄 요격 능력을 강화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전투기의 공중급유가 가능해 작전 반경이 대폭 넓어진 환경에서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하는 경항모을 추진하는 게 맞는지도 논란이다. 국방부가 경항모 도입 명분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비군사적 위협 대응 차원’이라고 밝히 부분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 교수는 “경항모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도입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 전술·전략적인 면, 지정학적인 부분, 무기체계 효용성이나 비용 등 경제적 측면을 감안해 좀 더 신중하고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4000톤급 잠수함 전력화… 핵잠수함 전환 가능

이뿐 아니라 성능을 대폭 높인 신형잠수함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탑재 능력과 잠항 능력이 향상된 3600톤급과 4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디젤 잠수함을 핵추진 잠수함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4000톤급의 추진 방식 부분은 현 단계에서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가능성을 열어뒀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관련해선 “탑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4000톤급 잠수함은 원자로만 달면 핵잠수함으로 신속 전환이 가능한 일본의 소류급(16SS·4300t) 디젤 잠수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국산 핵잠수함 시대 개막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우리 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기 위해선 ‘한미원자력협정’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015년 개정된 협정은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재처리 기술 개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군 안팎에서는 저농축을 사용할 경우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최 교수는 “4000톤급 잠수함 건조는 우리에겐 가장 우선적이고 시급한 부분”이라면서 “핵잠수함으로 전환도 가능한 만큼 보유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원자력협정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과는 이미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개정을 합의했고 이에 우리는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여러 요인들을 짚어봐야겠지만 미국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관건은 시간인데 미국과 충분한 협상을 통해 진전 속도를 높여야 한다. 결국 사거리든 원자로 문제든 단계적으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래픽]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 주요 내용(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군 당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키운다.또 북한의 수도권 공격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을 위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요격 능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국방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그래픽]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 주요 내용. 군 당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키운다.또 북한의 수도권 공격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을 위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요격 능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국방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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