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코스피 전고점 뚫은 유동성랠리… 어디까지 이어질까
[경제칼럼] 코스피 전고점 뚫은 유동성랠리…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모처럼 개인투자자들이 활짝 웃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로 종합주가지수는 2400선에 바짝 다가섰고 코스닥도 900선을 넘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 중순 1400선대로 폭락했던 코스피는 저점대비 60% 가까이 올랐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두 배 올라 주요 선진국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발 폭락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열풍을 일컫는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국내증시는 이미 ‘V자형’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푼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금융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동학개미가 있다면, 미국에는 로빈후드, 일본에는 닌자개미 그리고 중국에는 인민개미가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각국 개인투자자들의 특징은 20~30대 젊은층으로 주식 투자 연령이 낮다. 이들은 SNS,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로 투자 정보를 얻고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자유자재로 투자하는 신세대들이다. 투자 대상도 국내주식에 그치지 않고 해외주식, 파생상품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한다. 다만 이들은 자기자본이 넉넉지 않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거나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고위험군 투자자들이다. 

전문가들의 향후 증시 전망도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나스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가 하면 일부 정부기술(IT) 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내증시에서 올해 25조원 이상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7월 들어 5800억원 이상 순매수로 전환한 점도 긍정적이다. 유동성 지표도 나쁘지 않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증시예탁금은 5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 이른바 신용융자 규모도 14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런 유동성의 힘으로 코스피 3000 시대를 열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동성랠리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가 상수가 돼버린 데다 언택트(비대면) 업종을 제외하고는 기업 실적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지금은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출구전략이 불가피하다. 타이밍의 문제일뿐 자산 가치 버블은 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주가 고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주가수익비율(PER)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일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2.84배다. 지난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증시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시중에 3000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이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금과 가상화폐 등으로 몰리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모두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풀어도 소비와 투자가 얼어붙은 데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돈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산 거품이 더욱 커지면서 투자와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장기간 경기가 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산가치 버블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국가인 미국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이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완화를 멈추고 출구전략을 세워야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있는데다 미국경제가 이중 침체(더블딥)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 때문에 출구 전략 타이밍은 요원한 상태다. 이처럼 시중에 풀린 자금이 자산가치 버블을 형성한 뒤, 거품이 빠질 경우 우리나라도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쏠린 유동성을 분산시키기 위해 민간이 참여하는 한국판 뉴딜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은 오는 2025년까지 약 160조원을 투자해서 새로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들겠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장기 경제 복원 프로젝트다. 

정부는 전체 투자재원의 10%선인 16조원을 민간 투자로 조달한다는 목표다. 대신 정부가 연 3% 안팎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펀드는 5G·자율자동차 및 친환경 관련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게 된다. 현재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연 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투자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뉴딜펀드의 구체적인 투자처가 공개되지 않은 데다 현실적으로 뉴딜사업으로 3%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의 의도대로 시중 유동성이 자산시장에서 벗어나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에 마중물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