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가 10일 밤 자택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경찰차에 실려 가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가 10일 밤 자택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경찰차에 실려 가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홍콩의 대표적 민주진영 인사들이 줄줄이 체포되면서 홍콩 민주파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밤 우산 혁명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24)의 자택에 들이닥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그네스 차우는 홍콩보안법이 금지하는 분열 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그네스 차우는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학민사조’라는 학생운동 단체를 조직해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주도했고 2016년에는 네이선 로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결성해 홍콩 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데모시스토당은 홍콩보안법 시행 직전 전격적인 해체를 선언했고, 네이선 로는 영국으로 망명했다.

전날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성향의 신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와 그의 두 아들, 빈과일보의 모기업 ‘넥스트 디지털’ 임원 4명이 체포되는 등 전날 홍콩 경찰에 체포된 인사는 10명에 이른다.

홍콩 경찰이 전방위 체포 작전을 벌이면서 이제 이목은 중국 정부 최대 ‘눈엣가시’인 조슈아 웡이 체포되느냐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번 체포는 미국 정부가 홍콩과 중국 본토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으로, 외압에도 홍콩보안법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이 중국·홍콩의 고위관료 11명에게 제재를 가한 데 맞서 중국도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의원들과 미국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11명에 대해 10일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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