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요디아 사원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다. 아요디아는 대표적인 힌두교와 무슬림 갈등의 진원지로 꼽힌다. 사진은 아요디아 사원의 모습. (출처:AP/뉴시스)
아요디아 사원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다. 아요디아는 대표적인 힌두교와 무슬림 갈등의 진원지로 꼽힌다. 사진은 아요디아 사원의 모습. (출처:AP/뉴시스)

인도 모디 총리 아요디아 방문

힌두교-이슬람 종교갈등 진원

사원 부지 놓고 소유권 주장

2천명 사망 유혈사태 벌어지기도

 

인도 대법은 힌두교 손 들어줘 

무슬림 반발에 무력 충돌 우려 여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아요디아 지역을 방문했다. 그가 아요디아를 방문한 것은 힌두교 라마신 사원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모디 총리는 이 행사에서 은으로 된 벽돌 초석을 직접 놓았으며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무려 10만여개나 되는 등잔불도 켰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과 외신은 전했다.

특히 언론들은 모디 총리의 이번 아요디아 방문에 주목했다. 대체 아요디아가 어떤 곳이길래 그의 방문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일까.

아요디아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치했으며 대표적인 힌두교와 무슬림 갈등의 진원지로 꼽힌다. 힌두교도들은 이곳에 본래 자신들의 사원이 있었는데 16세기 초 무굴제국의 초대 황제 바부르가 ‘바브리 이슬람 모스크’를 세우며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이곳에 다시 라마 사원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교는 이곳이 라마 탄생지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반박해왔다. 이 와중에 1992년 급진 힌두교도들이 이 부지에 있던 바브리사원을 파괴하면서 유혈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2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이 충돌은 인도 종교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충돌은 이어졌다. 

결국 분쟁 해결을 위해 양측은 2002년 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고등법원은 소송 대상 부지를 힌두교에 2, 이슬람 단체에 1로 나누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고법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당시 다섯명의 대법관 만장일치로 고법 판결을 뒤엎고 힌두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고고학 조사 결과 바보리 사원 구조물 아래에 힌두교 사원 유적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힌두교 사원을 세울 수 있도록 해당 부지를 신탁에 넘기도록 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사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모스크를 파괴하는 일은 법치에 어긋나니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판결에 힌두교와 이슬람간 희비는 엇갈렸다. 당시 BBC 보도에 따르면 한 힌두교 단체 변호인은 “매우 균형 잡힌 판단이다. 인도 사람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반면 이슬람 측 관계자는 판결에 만족하지 못했으며 전체 판결문을 읽어본 다음 이의를 제기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2014년 집권 후 힌두 민족주의를 강화해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대법 판결과 관련해 SNS에 글을 올려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누군가의 승리나 패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선고가 인도의 평화와 단결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 오랜 토지 분쟁이 법적으로선 일단락됐지만 아직까지 현지에선 무력 충돌을 비롯해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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