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 결과 조작을 주장하는 항의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 결과 조작을 주장하는 항의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투표 조작 등을 주장하는 반정부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최소 1명이 사망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당국은 한 시위자가 미확인 폭발물을 경찰에 던지려 잡고 있다가 폭발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당국은 시위대 3천여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날 여러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진 시위에서 시위대는 바리케이트를 치고 화염병을 던졌으며, 헬멧을 쓴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등을 동원해 수천명의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26년간 벨라루스에서 집권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대선에서 80%의 압도적 득표율을 얻어 여섯 번째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대선 전 야권 후보들이 수감되거나, 해외로 도피하고 투표 당시 인터넷 접속이 중단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번 투표가 자유롭고 공정하지 않았다면서 시위대에 대한 폭력과 야당 지지자들의 억류를 비난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올리버 바헬리 EU 집행위원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평화 시위대에 대한 폭력사태를 규탄하고 지난 밤 억류된 모든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경제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권 유린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는 해외의 그림자 세력이 자신을 쓰러뜨리기 위해 시위대를 조종하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해왔으며 “우리는 나라가 분열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혁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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