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성향의 홍콩 언론재벌 지미 라이(가운데)가 10일 홍콩 자택에서 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돼 경찰차에 타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반중 성향의 홍콩 언론재벌 지미 라이(가운데)가 10일 홍콩 자택에서 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돼 경찰차에 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홍콩의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71)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구룡에 있는 지미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소유인 미디어그룹 넥스트디지털을 급습했다.

지미의 보좌관인 마크 사이먼은 트위터에 “지미 라이가 외세와의 유착 혐의로 체포되고 있다”고 올렸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있다. 사이먼 또한 체포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이날 외세와의 유착 등 위법 행위가 있는 39~72세 7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으나 이들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구속 명단 가운데 지미의 두 아들도 외세유착과 사기공모 혐의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빈과일보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라이와 라이의 미디어그룹 관계자들이 어떻게 외국 세력과 결탁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라이는 작년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논의했는데, 이 때문에 체포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체포는 미국 정부가 홍콩과 중국 본토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으로, 외압에도 홍콩보안법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0일 200명 이상의 홍콩 경찰이 넥스트디지털 뉴스룸을 급습했다. (출처: 빈과일보 트위터)
10일 200명 이상의 홍콩 경찰이 넥스트디지털 뉴스룸을 급습했다. (출처: 빈과일보 트위터)

넥스트디지털은 영국의 홍콩 이양을 앞두고 라이가 1995년 창간한 애플데일리 타블로이드판(빈과일보)을 운영한다. 빈과일보는 반중 성향이 강하고, 독자들에게 민주화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200명 이상의 경찰이 넥스트디지털 뉴스룸을 급습해 책상 등을 수색했다. 경찰은 무엇을 찾고 있다고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크리스 영킨싱 홍콩기자협회 회장은 이번 신문사 급습에 대해 “충격적이고 소름끼친다”면서 “수십년간 업계에 몸 담아왔지만 이전에는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는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는 제3세계 일부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중국 관영 CCTV는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 등 5명을 수배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해외로 도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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