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강대국들의 中 때리기… 美 “中 부상과 패권 확보 막아야 한다”
[이슈in] 강대국들의 中 때리기… 美 “中 부상과 패권 확보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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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중국의 부상과 패권 확보를 막으려는 미국의 몸부림이 시작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중국에 모기업을 둔 틱톡이나 위챗 등의 애플리케이션은 중국 공산당의 콘텐츠 검열 수단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중국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미국 회사들이 화웨이의 인권 남용과 중국 공산당의 감시 도구에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올해 11월에 있을 대선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경제·안보·인권 등 모든 면에서 중국 정부를 일관되게 압박할 것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화나게 한 도화선은 최근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정보 절도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것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관한 정보를 뺏으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FBI 측이 “미국 대학들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대한 정보를 중국 정부가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텍사스대에서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이끄는 연구팀의 핵심 구성원 중 한 명이 중국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초강국으로 부상하려는 중국을 그냥 놔두고 볼 수만 없다는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사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시작됐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환율조작·불법보조·지식재산권 절취 등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펴오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우리가 그토록 노력해온 자유를 약화시키고 질서를 전복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대결 구도를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미 행정부는 틱톡이나 위챗 같은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들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제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출처: 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미 행정부는 틱톡이나 위챗 같은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들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제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출처: 뉴시스)

미국 정부의 기조와 같이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여론도 점점 악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3분의 2 이상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6%는 ‘중국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47%에 비해 19%나 증가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미국인 71%가 시진핑 주석을 신뢰하지 않았다. '중국의 국력과 영향력은 중대한 위협'이라고 답한 이들도 62%에 달했다.

틱톡·위챗 금지에 이어 미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홍콩뿐 아니라 위구르족 탄압에 대한 제재 등 미국의 추가 조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중’ 강경책으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BBC는 8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 거래 금지에 이어 중국 및 홍콩 관리들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며 미국이 홍콩의 자율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홍콩 책임자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친중 정부 지도자와 중국 본토 관리 등 11명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제재 대상은 캐리 람 홍콩장관을 비롯해 크리스 탕 경무처장, 스티븐 로 전 경무처장, 테레사 청 법무장관 등이다. 이번 조치로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거래도 금지된다. 이번 제재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홍콩 정상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따라 진행됐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가 “중국 내정에 대한 야만적 간섭”이라고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콩정부는 8일 성명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비열하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미국이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부터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구실로 홍콩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켰다면서 “위선자들”이라고 비난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미국의 조치가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축소하려는 중국을 제지하는 매우 상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EU(유럽연합)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EU(유럽연합)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편에 서며 중국을 제재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달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홍콩보안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일련의 제재에 합의했으며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처우를 문제로 삼아 중국에 일부 품목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사이버 감시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나 기술의 홍콩 수출도 제한하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또 EU는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재고하고 난민 지위를 요청하는 홍콩인들에게 비자를 수월하게 발급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EU는 미국이 코로나19 초기 중국 책임론을 제기할 때만 해도 지켜봤지만 이어진 중국의 선전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며 EU와 미국이 최근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EU의 이번 제재가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EU의 제재에 대해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이고,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라며 “EU의 제재는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국제관계 기본 준칙에 위배된다”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일본도 중국과는 당분간 거리를 두는 입장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예정됐던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SCMP는 최근 일본이 자국 내 반중국 여론 고조 등을 거론하며 여러 정황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시 주석의 방일이 연기된 것에 대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미국과의 갈등 최고조, 반중 정세 분위기 등을 일본 정부가 파악하고 최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EU(유럽연합)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EU(유럽연합)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중국과 국경분쟁 중인 인도 역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크다.

중국과 인도가 최근 국경에서 충돌해 사상자까지 발생한 이래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며 인도가 중국기업이 서비스 하는 앱 47건에 대해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 6일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인도 정부가 중국 최대 IT가전사 샤오미의 브라우저와 검색업체 바이두 등이 제공하는 47개 앱의 퇴출령을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전인도무역협회(CAIT)는 지난달 10일부터 중국 제품 보이콧 캠페인 ‘인도 상품-우리의 자존심’을 시작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중국산 불매 움직임이 거세다. 일반 시민에 연예인까지 가세해 온라인에 ‘중국산 제품을 사지 말자’는 글과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자립을 외치는 대만도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 대만 중앙연구원이 지난 4월 1083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중국 정부는 대만의 친구가 아니다”라는 응답은 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이 대만에 처음으로 대형 고성능 무인기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전해지자, 무역분쟁과 틱톡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업 겨냥, 홍콩 문제 등으로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양국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자 중국 외교 관료들은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지난 7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몇몇 정치인들이 중국 공산당과 정치체제에 대한 근거 없는 악의적 공격으로 미·중 관계를 악화시켰다”라며 “중국과 미국에는 상생 협력만이 올바른 선택이고 미국은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의 잘못된 행동을 거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인위적으로 신냉전을 조성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일부 정치 세력이 중국을 적대시하고 온갖 거짓말로 괴롭히고 있다. 중국은 이런 음모가 실현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중국은 미국·유럽의 압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지고 있다. 국제 정치 전문가들은 올해 큰 변수인 대선 이후에도 미중 사이에 전 세계의 패권을 쥐려는 지금의 G2 구도는 계속될 것이며 갈등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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