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제시한 계약 이행 기한(1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 국면에서도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도 매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9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출처: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제시한 계약 이행 기한(1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 국면에서도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도 매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9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출처: 연합뉴스)

HDC현산, 계약 이행 데드라인 이틀 앞두고 대면협상 수락

공은 채권단·금호산업으로… ‘재실사 수용’ 여부는 미지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무산이 유력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건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11일 거래종결을 이틀 앞두고 HDC현대산업개발이 9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대면협상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막판 대반전의 가능성이 열린 것.

HDC현산은 전날 입장문은 내고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서 지금의 인수 상황을 협의하자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양사 대표이사가 만날 것을 제안했다.

금호산업이 제안한 대면협상을 대표이사간 대면협상으로 보다 구체화해 역제안한 셈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작년 12월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계약 이후 착실하게 인수 절차를 밟다가 올해 4월께부터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자 “만나서 얘기하자”며 대면 협상을 거듭 요구해왔다.

하지만 현산은 침묵으로 일관해왔고, 지난 6일에는 “대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진정성을 거론하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 것”이라며 채권단을 비난했다. 불과 사흘 만인 9일 입장을 바꿔 협상을 전격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산은 협상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산은 이번 대면협상 성사도 아시아나항공의 재실사를 전제하고 있어 금호산업 등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금호산업 측은 “현산이 제안한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7일 HDC현산이 보도자료나 공문을 통한 일방적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직접 만나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현산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이달 12일 이후에는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같은 입장이다.

그동안 HDC현산은 원만한 거래종결을 위해 금호산업과 산은 등이 12주간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 HDC현산이 12주간의 재실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금호산업은 물론이고 산은도 그간 현산의 재실사 요청을 거부해왔다.

HDC현산 측은 총 인수대금 2조 5000억원 중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한 상태다. 만약 계약이 파기될 경우 계약금 반환 등의 소송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HDC현산이 전제조건으로 내건 재실사를 수용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그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항공업황을 감안할 경우 매물가치가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어 매각이 무산되면 가장 피해를 입는 쪽은 채권단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노딜’로 끝날 경우 채권단 경영관리 체제로 넘어가 기약 없는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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