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지 불과 4개월 만의 일이다. 176석의 거대 의석수와 압도적인 지지율로 이어져 온 지난 4개월간 여당에서는 국정의 어느 분야에서, 무엇이든지 정부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다해낼 수 있다는 자만이 가져온 당연한 귀결이다.

특히 상대가 있는 의회정치의 장에서 의석수만 믿고 마치 폭주기관차를 모는 듯 횡포 운전하면서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했고, 민생해결이라는 구실로 부동산법 등을 밀어붙이면서 국민마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당 가운데 특히 여당은 국민의 마음을 잘 읽고 국가의 백년대계나 민생안정에 매진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의무일 테지만 잠시간이라도 허튼짓 하거나 외도(?)하게 될 경우 국민여론이 순식간에 싸늘해진다. 그래서 총선 압승을 거두고 이해찬 대표는 표정 관리 모드로 돌아섰던바, 초선의원들에게 보낸 주문이었다. 열린우리당의 교훈을 되살려 경거망동하지 말자는 것이었으니 그 말도 끝나기 전에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운 의회 독주에 재미를 붙였던 것이다.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봉착한 민주당에서는 전당대회를 빌미삼아 전국을 순회하면서 여당 붐 조성에 힘썼다. 일부 지역에 대한 순회 연설이 끝났으나 전국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자 호남지역 연설을 중지한 상태로 여론 악화와 함께 날씨마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처지이니 당권 후보자들은 국정 책임정당으로서 설계하고 당당했던 지난번 전당대회 때 전략보다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신경 쓰면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처럼 세상일에는 변화가 많고 특히 살아 움직이고 있는 생물(生物) 같은 정치판에서는 인기의 영원성이란 없는 것이다. 어제 최상을 찍었다가도 오늘은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게 국민여론인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새 지도부 선출이 중요행사이긴 하겠지만 최근 4개월 동안 어떻게 해서 국민여론이 나빠졌는지 그 결과에 반성하고, 자중해야한다. 여당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가 몰고 온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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