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경제논단] 과학의 일상화는 불가능할까?
[미디어·경제논단] 과학의 일상화는 불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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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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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학 기술이 포함되지 않는 곳이 없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기술과 더불어 살아간다. 기술은 이젠 개인의 사고를 지배한다고 봐야 한다. 이때일수록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일상생활에 잘 적용해야 개인에게 복지를 가져다 주고, 행복의 초석이 깔리게 된다.

원래 마르크스 이론에서는 생산양식은 생산관계와 생산력으로 크게 대별한다. 생산관계가 노동과 자본과의 관계라면, 생산력은 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도구이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당연히 기술은 자본 축적의 도구가 된다. 그들에게 기술은 혐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대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 이론과는 전혀 다르게 적용된다. 컴퓨터가 인간을 ‘원형감옥’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비관적으로 본 기술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을 위해 긍정적으로 사용한다.

중국 공산당도 기술이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 됐다. 그들도 기술 없이는 사회주의 건설도 의미 없다는 말을 한 것이다. 기술의 어원을 보면 예술(techne)+논리(logics)의 합성어로서 ‘예술·의술’ 등의 인간행위를 논리적으로 풀어간다. 오늘날은 기술을 ‘생산기술’의 뜻으로 사용한다. 그 기술은 기업이 많이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업은 이윤, 영리를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한다. 그것도 단일 기술이 아니라, 융합적 사고로 기술을 언급한다.

삼성은 지난 30년간 기술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전기, 모바일, 반도체 기술을 주력산업으로 한 삼성은 기초 과학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기술뿐만 아니라, 그 상위 개념인 과학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조선일보 이재은 기자는 “물리와 수학은 전통적으로 밀접한 학문이며, 화학과 생명과학은 융복합화가 심화된 분야로, 호암재단은 국내외 다수의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제 과학계의 흐름을 반영해 개편 방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런 호암상의 변화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물론 과학과 기술은 결이 다르다. 기술은 좁은 의미에서 다양한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은 인지적 도구적 합리성을 포함한다. 그래서 빈번히 기술은 편향적 사고에 매몰될 수 있다. 반면 과학은 중립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과학은 “사물의 구조, 성립, 법칙을 탐구하는 인간의 인식활동 및 그 선물로서의 체계적·이론적 지식을 말한다. 과학은 자연을 변화시키는 생산 활동의 과정 및 사회생활의 과정에서 관찰, 실험, 조사 등을 실시하고, 이것에 의해 얻는 지식을 정리, 분석, 종합해 개념과 가설을 만들어 실험으로 검증한다. 그렇다면 과학은 도덕적 실천성 정당성의 논리를 개발하게 된다.

최근 우리 사회의 정책을 보면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 ‘정치공학’ ‘사회공학’이란 말을 많이 쓴다. 기술로서는 이해할 수 있으나, 도덕성, 실천성에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 인사정책을 봐도 과학적 사고가 있는지 의심을 하게 된다. 청와대의 이념과 코드에 따라 과학적 사고를 가진 인사들을 난도질한다. 과학자도, 그 운영원리도 퍽 정치적으로 결정한다. 인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저널리즘의 보도에서도 이념과 코드 정신을 먼저 삽입시키니, 과학정신이 싹틀 이유가 없다. 자신의 脫개입을 선언하고, 사물을 현장의 논리에 따라 실천해 객관화, 과학화, 공정성 등을 강조해야 할 보도가 편향적 방향 일색이다. 기사마다 이념과 코드 정신이 발동하고 있다.

과학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생활 전체가 과학화할 필요가 있게 된다. 도덕적, 실천적 합리성이 삶의 현장뿐만 아니라, 경제 현실에서 필요하게 되고, 기사 작성에도 필요하게 된다. 문재인 청와대는 과거 과학 기술 분야 기관장도 이념과 코드 정신에 의해 10명이나 갈아치웠다. 완장을 찬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홍위병 역할을 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뒷배를 봐주고 있다.

KAIST 신성철 총장은 전임 정권에 의해 임명되고, 임기가 시작하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몰아냈다. 신 총장은 문재인 정부 집권 2개월 전에 이사회에서 임명이 됐으나, 청와대의 뜻에 따라 ‘적폐’로 취급하고 해고를 단행하기에 이른다. 동아일보 사설은 “그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미국 로런스버클리 연구소에 불필요한 장비 사용료를 지불하는 등 22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과기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KAIST 이사회에서 신 총장 직무 정지 안건을 올렸다”라고 했다. 과학정신이 붕괴되는 시점이다. 이념과 코드 앞에서는 과학정신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청와대의 뜻에 맞서, 신성철 총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물론 과학인사들 뿐만 아니라, 기술과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기업인들도 좌파적 사고로 단죄하기 시작한다. 사회는 과학기술을 혐오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이젠 이념과 코드에 의한 정책보다, 더욱 인지적 도구적 합리성이 팽배한데, 도덕적 실천적 합리성은 붕괴되니, 정치인의 정당성이 없어진다. 경제는 폭망이고, 사회의 안전망은 붕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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