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찬석 광주지검장. (출처: 뉴시스)
문찬석 광주지검장. (출처: 뉴시스)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도 전면 비판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장관이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광주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된 뒤 사의를 표시했던 문찬석(59) 검사장이 추 장관을 전면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8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퇴 인사에서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하는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검언유착 사건’ 조사를 둘러싸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일으킨 소동은 ‘사법 참사’”라며 “이에 대해 추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지검 수사팀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다”라며 “기소된 범죄사실을 보면 단순하기만 한데, 온 나라를 시끄럽게까지 하면서 수사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의혹을 생산해 내는 이런 수사는 처음 봤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건인데, (수사팀이 말했던)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나?”라며 “급기야 ‘서초동 댕기열 사건’ 이라는 조롱까지 받는 천박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동료 검사들의 심정이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되었는데, 그 대상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며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책임을 지고 감찰이나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나 승진하는 이런 인사에 대해 국민들께서는 어떻게 보실까”라고 지적했다.

문 지검장은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며 이번에 단행된 인사에 대해 맹폭했다.

그러면서 “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 있는 정치인 인데,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라고 했다.

문 지검장은 “제 개인적으로는 검사로서 받을 수 있는 영예는 다 받았다”며 “초대 증권범죄합 수단장으로서, 초대 남부지검 2차장 검사로서 현재의 금융범죄수사체계를 갖추고 금융범죄수사 최고전문가라는 영예도 얻었고, 국민적인 공분을 사던 다스의 실체를 밝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법의 심판을 받도록 했고, 금년 1월에는 국가로부터 황조근정훈장도 수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렇듯 저에게 과분한 영예를 주신 국가와 국민에 대한 공적 부채의식을 안고 살아 가겠다”며 “언론에서는 호남출신 검사들이 출세하고 중용된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출신인 저와 김웅이 눈에 가싯거리가 되었다. 김웅은 국회의원으로서 여의도에서, 저는 변호사로서 서초동에서 제 남은 역할을 다 하려 한다”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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