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스타 PD’라는 말이 이제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출연진에 대해 논했으나 이제는 이것을 제작한 PD에게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김태호와 나영석, 이들은 자신이 소속된 회사와 프로그램을 넘어서서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됐습니다. 이들의 현재 성적표를 살펴봤습니다.
●나쁜 PD의 시작
김태호와 나영석의 대표 프로그램은 ‘무한도전’과 ‘1박2일’이죠. 둘 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한 것이 아니라 중간 투입이 됐지만 이들이 메인을 맡으면서 프로그램은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무한도전’은 지난 2005년에 시작해 2018년에 종영한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서 김 PD는 ‘제8의 멤버’라 불릴 만큼 적극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출연진들에게 ‘못된 PD’ ‘사기꾼’ 등으로 불리면서 혹독한 미션들을 주는데 이 미션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무한도전의 재미와 웃음이 탄생합니다.
나 PD도 ‘1박2일’을 연출하면서 멤버들에게 ‘나쁜 PD’로 불렸습니다. 1박2일 멤버들에게 말도 안 되는 ‘복불복’ 게임을 던지고, 미션을 쉽게 해결하거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는 진상 짓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PD들이 프로그램에 전면적으로 나서서 멤버들과 소통하는 장면은 생소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줬죠.
●김태호의 유재석, 나영석의 강호동
김태호에게는 유재석이 있고 나영석에게는 강호동이 있습니다. 두 PD와 함께 성장한 두 MC는 오늘날 예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됐고 현재도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종영 이후 김 PD는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놀면 뭐하니’를 런칭하면서 컴백했습니다.
무작정 유재석에게 카메라를 전해주면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1년 동안 유재석의 수많은 부캐(부캐릭터)를 만들어냈고 ‘부캐 전성시대’까지 이끌어냈습니다.
최근에는 부캐 ‘유두래곤’으로 린다G(이효리)·비룡(비)과 함께 한 ‘싹쓰리(SSAK3)’로 음악 차트를 이름대로 싹 쓸고 있습니다.
나영석은 1박2일 종영 후 KBS에서 tvN으로 이적합니다. 이적 후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으로 대박을 터트린 나 PD는 플랫폼을 바꿔 인터넷 방송으로 ‘신서유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1박2일을 함께했던 강호동·이수근·은지원·이승기를 섭외하면서 대박을 터트렸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시작
유재석의 성실함과 김 PD의 기획력이 합쳐진 ‘놀면 뭐하니’는 ‘유(YOO)니버스’ ‘방구석 콘서트’ ‘크로스 방송’을 탄생시키며 새로운 방송의 틀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나 PD는 ‘삼시세끼’ ‘신서유기’ ‘알쓸신잡’ ‘윤식당’ 등을 제작하면서 일명 ‘나영석 사단’을 만들어냈습니다. 비슷한 분위기와 멤버들로 구성돼 ‘자가복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시청률은 항상 중간 이상으로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나 PD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도전으로 5분 편성에 돌입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