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6

교회 내 소모임 제한 조치 해제한 지 불과 2주 만에
고양시 기쁨153교회 15명·반석교회 7명 확진자 발생
방대본 “단체식사·성가대 활동·소모임 하지말라” 당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교회 내 소모임 집합제한 명령이 해제된 지 불과 2주 만에 수도권 교회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했다. 교회를 고리로 한 감염 사례가 연이어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 정은경)는 7일 낮 12시 기준으로 고양시 ‘기쁨153교회’와 관련해 확진자가 7명 더 늘어 누적 확진자가 총 15명이 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15명 가운데 첫 환자(지표환자)를 포함한 가족은 5명이고 나머지는 교인 3명, 직장 동료 6명, 지인 1명 등이다. 첫 환자의 배우자는 목사이면서 별도의 사업체에도 속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다단계 업체로 추정되고 있다.

이 교회에서는 보건 교사인 교회 교직자의 부인이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이 교회는 지하 1층에 있는 데다 창문이나 환기 시설이 없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취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교인들이 모여 식사를 한 점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기쁨153교회 외에 고양시 소재의 또 다른 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고양시 ‘반석교회’와 관련해 지난 5일 지표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접촉자 18명을 조사하던 중 총 7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반석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총 8명이다. 추가 확진자 가운데 교인은 5명, 교인 가족과 (지표 환자의) 가족이 각 1명씩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월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월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본부장은 “이곳 역시 예배 후에 교인끼리 같이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역당국이 정규 예배를 제외한 교회 내 소모임을 제한했던 조치를 해제한 지 불과 2주 만에 발생한 일들이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7월 24일 교회 소모임 등 집합 제한 행정 명령을 해제하고 2주 만에 수도권에서 과거와 똑같은 유형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주말 종교 행사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5월, 6월에도 총 47곳의 수도권 개척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있었는데 당시 밀폐·밀접·밀집한 환경에서 단체식사 또는 성가대 등의 활동으로 환자 119명이 발생하고 사망 사례까지 나왔다”고 지적하며 “무엇보다 종교행사 중에는 마스크를 절대 벗으면 안 된다. 침방울로 감염 전파가 될 수 있는 단체식사, 성가대 활동 그리고 소모임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사례들이 계속 나올 경우, 예전에 했던 (교회 관련)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것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두 교회 모두 고양시에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감염 경로 등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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