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 지분 구성표. ⓒ천지일보 2020.8.6
CMB 지분 구성표. ⓒ천지일보 2020.8.6

김태율 대표 연내추진 자신

지분일부매각 진행설도 제기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CMB 매각을 놓고 시장의 눈치작전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아직은 현대HCN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가 인수전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최근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CMB 적극적, 업계는 조심조심

최근 CMB 고위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한 적극적인 M&A 추진상황이 보도되면서 업계의 호기심이 증폭됐다. 김태율 CMB 대표는 한 언론과의 질의에서 “현재 일부 통신사와 매각 논의를 시작했다”며 “이르면 3분기, 늦어도 연내 매각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사 없이 통신사와 직접 비공개 개별 협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 M&A 열기가 다소 식어져 있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그럼에도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현대HCN이 우선협상대상자로 KT를 선정하면서 케이블TV 인수전은 잠시 숨 고르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KT가 추가 인수전에서 불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서두를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SK나 LG가 수천억원을 쏟아부으며 2위 쟁탈전을 벌이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매수자들은 시간을 끌며 나머지 매물의 몸값을 낮추는 작전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반면 CMB는 조금이라도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가입자수, 지역 커버리지, 고객의 충성도, 부채비율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CMB는 대전·광주·세종을 포함해 서울 영등포구, 대구 동구·수성구 등 전국 11개 권역에서 150만 가입자(유료방송 시장점유율 4.58%)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전·광주 등 방송권역 내 시장점유율이 각각 82.5%, 70.9%에 달하고 고객 충성도도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8VSB 기반 디지털방송을 구현하면서 타사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지만 주문형비디오(VOD)·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초고속인터넷 등 새로운 결합상품 출시가 가능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높일 수 있다. 또 권역 내 주요 지역에 건물을 보유하고 있어 주요거점으로 이용하거나 매각해 현금 확보도 가능하다.

◆매각방식·가격조율 관건

문제는 CMB 측의 매각 희망가격과 시장의 전망가격에 다소 격차가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를 좁히는 게 인수전 속도를 결정하는 키가 될 전망이다. CMB가 100% 지분 인수가 아닌 지분 부분매각을 할 경우 인수전은 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CMB 지분구성은 창업주 이인석(2.13%), 장남 이한담(40.83%), 차남 이한성(26.07%), 첫째 며느리 황성림(2.48%) 등 가족지분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초기 100% 통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0% 인수는 매수자에겐 부담이다.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SK와 LG도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이미 수천억원을 지출한터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가성비를 강조하는 SK의 경우 부분매각을 선호하고 있다. 딜라이브에 비해 몸집도 가볍고 부채비율이 낮아 CMB가 100% 매각에 대한 고집을 버릴 경우 SK와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는 딜라이브나 CMB 중 하나만 인수해도 시장 2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인수를 계속 저울질할 것”이라며 “매각 지분비율을 낮추거나 가격조율을 추진할 경우 CMB와의 M&A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CMB 측이 최근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분쟁없이 누구의 지분을 넘길지가 난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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