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슬람 최대 명절 ‘하지’ 풍경도 바꿨다
코로나19, 이슬람 최대 명절 ‘하지’ 풍경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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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뉴시스/AP] 지난해 8월 8일과 지난 7월 31일 이슬람 순례 기간인 ‘하지’를 보내기 위해 메카에 온 순례자들의 모습이 비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사뭇 다른 풍경이 됐다.
지난해 8월 8일과 지난 7월 31일 이슬람 순례 기간인 ‘하지’를 보내기 위해 메카에 온 순례자들의 모습이 비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사뭇 다른 풍경이 됐다. (출처:뉴시스/AP)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사뭇 다른 사우디 메카

압사사고 없이 무사히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 세계 이슬람 신도들의 연례 성지순례 행사인 ‘하지’가 무사히 끝났다. 그간 하지 순례 기간엔 300만명에 달하는 셀 수 없는 인파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메디나 등 성지에 모이다 보니 수천명이 깔려 숨지는 압사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곤 했는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순례객이 대폭 줄면서 사고도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는 2400여명이 깔려 죽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었고, 1990년에도 순례자들이 서로 얽히다 넘어져서 2000명 가까이 숨진 바 있다.

올해 하지 기간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일부터 이달 2일까지였다. 원래대로라면 메카, 메디나를 포함한 사우디 전체가 최대 명절을 맞아 들썩여야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메카까지 삼켜 버린 분위기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사우디 정부는 해외 순례자 참석을 전면 금지했고, ‘추첨제’를 도입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무슬림과 내국인 신청자들 가운데 추첨으로 선발된 1000명만 순례에 참여시켰다.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의 킹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승객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표시된 의자에 앉아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6월부터 국내 여행 제한을 완화했으며 오는 29일 시작하는 하지(Hajj) 정기순례는 자국 거주자 1만명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의 킹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승객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표시된 의자에 앉아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6월부터 국내 여행 제한을 완화했으며 이달 29일 시작하는 하지(Hajj) 정기순례는 자국 거주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순례자들은 메카에 오기 전 7일 동안 자가 격리 기간을 지키고 메카에 도착한 뒤에도 지정된 숙박 장소에서 의무 격리를 마치고 나서야 순례가 가능했다.

또 메카 대사원 등 주요 성지에 들어가는 인원도 50명씩 조를 나눠서 움직이며,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이동 중에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옷과 기도용 깔개 등도 사우디 당국에서 제공한 것만 쓰게 했다.

코로나19는 현재 전 이슬람권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28만 93명) 터키(23만 3851명) 이란(31만 2035명) 파키스탄(28만 29명) 아랍에미리트(UAE, 6만 1163명) 등 주요국 확진자가 모두 상당하다.

중동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야간통행 금지, 이동제한, 영업 중단 등의 조치를 시행중이다. 특히 신도가 밀집한 모스크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모스크 폐쇄와 같은 초강수도 불사했다.

중동 지역 이슬람 성지 3곳 중 2곳인 메카와 메디나를 보유한 사우디도 마찬가지다. 사우디는 3월부터 외국인의 성지 방문을 금지했다.

(Xinhua/뉴시스) 12일(현지시간)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맞아 무슬림들이 인도 방갈로르 광장에 모여 단체기도를 하고 있다. 
(Xinhua/뉴시스) 12일(현지시간)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맞아 무슬림들이 인도 방갈로르 광장에 모여 단체기도를 하고 있다. 

하지는 이슬람의 5대 핵심 의무사항이자 세계 대중집회 중 하나다. 이슬람 신자라면 평생 신앙의 증언·예배·구제·금식·순례 등 5가지 준수 사항 즉 이슬람의 기둥을 한 차례 이상 이행해야 한다.

메카 성지순례는 수시로 이뤄지는 ‘옴라’와 이슬람력으로 12번째 달이자 마지막 달인 두 알 히자의 8일부터 해마다 정기로 치러지는 ‘하지’로 나뉜다. 하지를 마친 이슬람 신자에게는 하지란 칭호를 준다.

닷새간 진행되는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알마스지드 알하람) 중앙의 육면체 구조물인 카바를 7바퀴 도는 것(타와프)으로 시작한다. 이날 메카 대사원 내 잠잠우물에서 성수를 마신다. 메카에 온 예언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이 심한 갈증으로 울음을 터뜨리자 발아래에서 솟았다는 우물이다.

당시 아브라함의 여종이자 이스마일의 생모인 하갈은 물을 구하러 사파언덕과 마르와언덕 사이를 7번 오갔다고 하는데 순례객은 메카 대사원에서 이를 그대로 본뜬 왕복 의식을 치른다.

이를 마치면 인근 미나계곡으로 옮겨 쿠란을 읽으며 하룻밤을 보낸 뒤 예언자 무함마드의 마지막 예배장소였다는 아라파트 산까지 약 20km를 걸어 해 질 녘까지 기도한다.

이후 무즈달리파로 이동해 노숙하면서 자갈을 7개 줍는다. 이튿날 자마라트에서 악마를 상징 하는 벽에 이 자갈을 던진 뒤 메카 대사원으로 돌아와 카바를 7바퀴 돌면 성지순례가 끝난다.

성지순례 사흘째부터 이슬람국가는 통상 3일간 이어지는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라는 명절을 보낸다. 희생제에서 이슬람 신도들은 성지순례 종료를 축하하고 양이나 낙타를 잡아 이웃과 나누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자카트)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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