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테르노 옹, 팔레르모대에서 역사·철학으로 학위 취득

졸업식 마치고 기뻐하는 이탈리아 최고령 대학생

이탈리아에서 100세를 눈앞에 둔 할아버지가 각고의 노력 끝에 대학 학사 학위를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SNA·로이터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로 97세인 주세페 파테르노 옹이 지난달 29일 시칠리아 팔레르모대학에서 역사·철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23년생인 파테르노 옹은 가난 탓에 학업을 포기하고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호텔 벨보이와 양조장 직원 등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고, 31세가 돼서야 측량사를 배출하는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후 해군으로 입대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이탈리아 국립 철도회사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정년까지 일했다.

어릴 때부터 독서광이었던 파테르노 옹은 퇴임 후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94세가 되던 2017년 "지금 아니면 절대 기회는 없다"는 생각에 대학에서 정식으로 역사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고 손자 또래의 학생들과 함께 3년간 공부한 끝에 꿈에 그리던 학위를 받게 됐다.

이탈리아 역사상 최고령 대학 졸업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파테르노 옹은 1984년 철도회사에서 퇴직할 때 모친으로부터 선물 받은 구식 타자기로 에세이를 쓰고 '구글링' 대신 인쇄 서적을 뒤적였다고 회고했다.

그가 지난 6월 학위 구술시험을 통과하자 팔레르모대 프란체스카 리추토 사회학 교수는 파테르노 옹에게 "어린 학생들의 본보기"라고 칭찬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교가 폐쇄돼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을 때는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학위 취득에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파테르노 옹은 향후 계획에 대해 "내 목표는 책을 쓰는 것"이라며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한 모든 서적을 다시 찾아 읽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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