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농업 당국이 중국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씨앗 꾸러미(사진)를 밭에 심지 말라고 경고에 나섰다. 사진은 워싱턴주 주민이 받은 씨앗(왼쪽)과 버지니아주 주민이 받은 씨앗. (출처: 워싱턴주 농업부, 버지니아주 농업부)
27일(현지시간) 미국 농업 당국이 중국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씨앗 꾸러미(사진)를 밭에 심지 말라고 경고에 나섰다. 사진은 워싱턴주 주민이 받은 씨앗(왼쪽)과 버지니아주 주민이 받은 씨앗. (출처: 워싱턴주 농업부, 버지니아주 농업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 곳곳에서 주문한 적이 없는 중국발 정체불명의 씨앗으로 인해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캐나다에도 정체불명의 씨앗이 잇달아 배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캐나다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식품검사국(CFIA)이 조사에 나섰고, 경찰 당국은 씨앗들이 보통 중국이나 대만에서 발송된 것이라고 밝혔다.

CFIA은 이 정체불명의 씨앗들에 대해 캐나다에 유입되면 외래종으로 번식하거나 위험한 해충을 옮길 수 있다며 씨앗을 심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식품검사국은 주문하지 않은 씨앗을 배달 받을 경우 지역 당국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에서도 아이치현에 사는 한 남성은 중국 선전에서 발송된 씨앗 우편물을 받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최소 미국 27개 주에서 중국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씨앗 꾸러미를 경고하고 발견시 신고를 당부했다.

미국 농림부는 최근 며칠간 주민들이 주문한 적 없는 씨앗 꾸러미를 우편을 통해 받았다고 보고했다. 오하이오 농업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씨앗도 노란 봉투에 넣어 보낸 것으로 보이나 사진을 보면 씨앗은 흰색 파우치에 한자로 표기돼 있고 ‘차이나 포스트(China post)’라는 글자도 적혀 있다.

캔자스 농업 당국에 따르면 일부 소포에는 보석이 들어있다는 라벨이 붙어있다. 루이지애나 농업 당국은 이어폰이나 장난감이 들어있다는 라벨이 씨앗 소포에 붙어있었다고 전했다.

농업 당국은 주민들에게 씨앗을 심지 말라고 경고했다. 어떤 종류의 씨앗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루이지애나 농림부 마이크 스트레인은 주민들이 받은 씨앗은 수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화이트하우스 경찰은 이 소포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의 일부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러싱 스캠은 페이스북에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값싼 제품을 배송한 후 수신자들로 위장해 긍정적인 후기를 올려 제품 등급을 높이는 판매 업자들의 사기 방법이다.

이 경찰은 “비록 이 씨앗이 ‘직접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씨앗을 적절하게 처분하기 위해 우리에게 연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캔터키주 농업청장인 라이언 퀘슬스는 주민들에게 구매한 적 없는 씨앗 꾸러미를 받으면 농업 당국에 보고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포장과 씨앗을 지퍼팩에 넣고 즉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국 버지니아주 농림소비자국의 마이클 월리스 대변인은 구매한 적 없는 씨앗 꾸러미를 받았다고 밝힌 주민들로부터 900건이 넘는 이메일과 수백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루이지애나 농업 당국도 이날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몇몇 씨앗을 포함해 구매한 적 없는 씨앗을 받았다는 신고가 150통 이상 왔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에서도 160여명이 우편으로 씨앗을 받은 사실을 신고했다.

각 주의 농업 당국은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인력을 보내 씨앗이 담긴 소포를 수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번 씨앗 사건에 대한 NY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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