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착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마스크를 착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전날 신규 확진 1580명

사흘 연속 1000명 넘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사흘째 1000명을 넘기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각 지자체는 부랴부랴 긴급 사태 선포에 나섰고 수도인 도쿄도마저 긴급 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6월 이후 한달 반이 넘도록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 아베 총리를 향한 원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 내 일일 확진자는 총 1580명으로 집계됐다. 사흘 연속 1000명대 이상 이자 사상 최다이다. 이로써 일본 내 누적 확진자는 총 3만 6389명, 사망자는 1026명이 됐다.

1일 수도인 도쿄도에서는 역대 최대치인 47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도쿄도에서는 7월 한달 646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한달 만에 누적 환자 1만 2691명의 절반에 가까운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이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대응은 다소 소극적이다. 급기야 일본 내 각 지자체가 알아서 긴급 사태를 선언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NHK,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키나와현과 기후현은 자체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지난 29일 일본 도쿄의 한 횡단보도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9일 일본 도쿄의 한 횡단보도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날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71명 발생했는데, 이는 폭발적인 확산 수준”이라면서 “의료 붕괴를 막고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독자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후루타 하지메 기후현 지사도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2차 확산이 오고있다. 1차를 넘어설 기세”라고 말하며 긴급 사태를 선언했다.

도쿄도의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하면 “독자적인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2차 긴급선언 가능성을 열어뒀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는데도 아베 총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올해 정기국회가 폐회한 다음 날인 지난달 18일 이후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대응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 주요 일간지인 ‘도쿄 신문’은 지난달 31일자 1면에 실은 칼럼에서 “국민은 감염 공포와 매일 마주하고 있다”며 “현 감염 상황과 전망 등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의문을 답하는 것이 아베 총리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도 의사회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 감염 확대를 억제하는 마지막 기회”라며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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