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미국의 소리(VOA) 방송 건물의 지난 15일 모습.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새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팩은 6월17일 자신이 감독하는 최소 3개 방송국의 대표를 해임하고 이들 3개 방송국의 이사회를 자신의 측근들로 교체했다. 이에 앞서 VOA의 어맨다 베넷 국장과 샌디 스가와라 부국장은 지난 6월15일 물러났다. (출처: 뉴시스)
워싱턴의 미국의 소리(VOA) 방송 건물의 지난 15일 모습.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새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팩은 6월17일 자신이 감독하는 최소 3개 방송국의 대표를 해임하고 이들 3개 방송국의 이사회를 자신의 측근들로 교체했다. 이에 앞서 VOA의 어맨다 베넷 국장과 샌디 스가와라 부국장은 지난 6월15일 물러났다. (출처: 뉴시스)

트럼프측근 글로벌미디어국(AGM) 마이클 팩 대표

기사와 동영상 삭제후 수사지시, 징계 검토중

공화당의원들까지 대표 해임등 해명요구, 반발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글로벌미디어국(AGM)의 새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팩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이 감독하는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인터넷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의 자매 웹사이트에 올린 조 바이든 전부통령에 관한 기사와 동영상들이 "친 바이든"적인 편파적인 내용이라며 이를 삭제했고 책임자를 색출하라고 지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VOA 3개 방송국의 대표를 해임하고 이들 3개 방송국의 이사회를 자신의 측근들로 교체한 바 있다.

30일 팩이 발표한 내용은 VOA가 게재한 기사들이 " 친 바이든" (pro-Biden)으로 불릴 만한 것들이며 이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미국의 소리 방송 가운데 이달 들어 우루두어( Urdu-language. 파키스탄 공용어 ) 웹사이트와 VOA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에 올려진 것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의 팩은 삭제를 명령한 뒤 연방법을 위반한 사항이 없는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팩은 최근 VOA와 계열사 등 대외방송국들에 대한 감시와 개혁을 주도하면서,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큰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대다수 민주당원들은 그가 VOA를 트럼프대통령을 위한 선전도구로 삼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번 VOA에 대한 팩의 방송내용 간섭은 평소 미국 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편견과 편파적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진영, 특히 백악관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문제가 된 방송내용은 바이든 후보가 미국 무슬림 단체를 향해 연설하는 장면등이 들어간 미국 유권자 운동 " 백만 무슬림 투표운동"의 현황을 소개했다는 이유로 철퇴를 맞았다. 누가 봐도 조 바이든의 선거운동과 같아 보인다고 AGM은 주장했다.

또한 우루두어로 된 방송이라고 해도 미국내 무슬림 가운데 우루두어를 쓰고 있는 유권자들을 겨냥해서 VOA 로고를 달고 방송된 것이므로 11월 대선을 앞둔 선전활동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동영상에는 의회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강적으로 손꼽히는 일한 오마 미네소타주 하원의원과 러시다 털리브 미시간주 하원의원 등 보수파의 공격 대상들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팩은 이번 발표에서 "우리는 미국의 방송네트워크가 전 세계를 향해 미국을 알리는 확성기 역할을 해야하는데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면서 언론의 공정성과 신속성 등 기본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대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회내의 보좌관들 가운데 소식통들은 이번 프로그램이 VOA와 계약한 외주회사들의 책임이지만 그들에 대해서 어떤 징계를 내릴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문제에 대한 발언권이 없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팩 국장은 대량 해고 외에도 외국인 국적자 스텝들에 대한 비자 제한을 검토중이다. 이들 대부분은 전세계를 향해 미국을 대변하는 VOA의 속성상 외국어가 필요해 채용된 외국인들이며, 방송 내용을 가장 먼저 보고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채용과정에 대한 보안 규정도 다시 들여다볼 생각이라고 그는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정치고문 스티브 배넌과 가깝게 지냈던 보수적 영화제작자 팩은 지난 달 취임 직후 3개 방송국장을 해임하고도 자신이 새 CEO로서 자신의 권위에 맞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구체적인 해임 사유는 밝히지 않아 반발을 샀다.

특히 미국의 소리 방송을 트럼프의 선전 마이크로 사용하려 한다고 우려하는 민주당 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도 자유유럽 라디오 방송, 자유 아시아 라디오, 중동방송 네트워크, 오픈 테크놀러지 기금 등의 간부에 대한 해고 사유를 설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VOA의 사장까지 교체한 팩이 대선이 임박한 지금부터 트럼프를 위해 추가로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미국 사회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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