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집에서 31일 오후 주민이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집에서 31일 오후 주민이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
D·E동·노인정에 들이닥친 물 폭탄
“정든 살림 다 버리고 아수라장 돼”
“배수위험지역 근본대책 마련해야”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새벽 잠결에 들이닥친 진흙탕물에 온 집안이 아수라장, 가재도구니 뭐니 다 버리고 전쟁보다 더 처절하니… .”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 D·E동과 노인정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주민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슬리퍼에 잠옷 차림으로 정든 집을 뒤로 하고 대피소로 가는 길, 손에 잡히는 것은 폰과 소중한 물건 한두 가지 정도였다.

비가 그친 뒤 돌아와 보니 모든 살림은 진흙물에 흥건하게 적셔진 채 쓰레기가 되어 밖에 나와 있고 집은 폐가가 되어 텅 비어 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집 내부.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집 내부. ⓒ천지일보 2020.7.31

밤사이 대전에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이 아파트 5개 동 235세대 가운데 2개 동 1층 28세대가 침수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주민 80여명을 구조했다.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청소와 빨래까지 다해주시고, 대전시와 서구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마음은 아프지만 그나마 견딜만 하네요.” 31일 오후 현장에서 만난 피해주민의 말이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이번 폭우로 50대 남성 1명이 E동 현관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이송한 병원에서 사망하고 60대 여성 1명은 어지럼증을 호소했으며 의식 불명자 1명을 건양대병원으로 이송한 상태이다.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 중 다른 곳으로 대피한 이재민 152명 가운데 42명은 서구에서 임시생활시설로 마련한 복수동 오량실내테니스장에 18명, 침산동 청소년 수련원에 13명,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11명이 각각 기거를 하고 있다. 

서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준에 맞게 50%만 수용할 방침이며 적십자사와 함께 구호 물품과 생수, 도시락을 주문해 이재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피해 현장에는 서구청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 상황총괄반, 적십자봉사회 서구지회 100명, 새마을지회 30명, 대전서구의회 의원, 바르게살기위원회 20명, 재해구호협회 50명, 505여단 군인 30명, 서구의용소방대 40명이 동원되어 봉사를 하고 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에서 온 빨래차도 눈에 띄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동원인력은 현재까지 총 692명으로 소방대원 72명, 경찰 64명, 구청직원 200명, 군인 30명, 전기안전공사 10명, 한전 10명, 가스공사 7명, KT 5명, 기타 300명이다. 장비는 소방차 8대, 구급차 5대, 구조차 3대, 민간장비 10대, 기타 20대가 동원되어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총 지휘를 맡고 있는 서구청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장은 “이재민 피해보상은 절차에 따라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침수 원인을 종합 검토한 후에 체계적인 정비 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대전시와 서구는 지하차도와 상습침수지역 등을 수시로 집중 점검하고 피해 및 사고 현장을 복구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30일 오후 브리핑에서 “집중호우로 대전지역에 예기치 않은 인적 물적 사고가 많이 발생됐다”며 “피해상황에 최대한 조치할 것이며 특히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주민의 사망 사고 발생에 대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대전지역 물적 피해는 462건, 침수면적 38.2㏊이다. 공공시설은 공공청사 2건, 하천 86건, 도로침수 124건 등 218건이 발생했으며, 사유시설은 주택 65동, 공장 3동, 차량침수 46대 주차장 침수 22개소, 농경지 침수 38.2㏊ 등이 발생했다.

대전천 하상도로 및 지하차도(만년, 대전역, 동산, 원동 등)는 침수에 따라 긴급 교통통제 및 긴급재난문자 실시간 전송하여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오전 5시 30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갑작스럽게 몰아친 물 폭탄으로 진흙탕이 된 피해현장에서 31일 오후 주민과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허태정 대전시장은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침수피해 이주민을 위해 구호물품과 식사를 제공하여 주신 대한적십자사 등 시민 여러분들의 따스한 정성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집중호우의 피해를 거울삼아 중장기적인 방재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코스모스 아파트와 같이 주택단지를 둘러싼 배수관련 위험 지역은 주택단지로 집중호우가 유입되지 않도록 배수 관경을 넓히고, 수로를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허 시장은 “도심 지하차도의 경우는 지금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배수펌프나 비상발전기의 경우에도 내구 연한이 지난 26곳의 배수관련 시설들은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배수펌프 용량을 늘려 갑작스런 집중 호우 등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 재난관련 동원물자와 동원체계를 더욱 구체적으로 지정 시행하여 침수나, 각종 재난에 대응이 최대한 빠르게 될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림공원 앞 세월교 등 하천변에 산재한 보도교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홍수에 대비해 전면 교체작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31일 오전 허태정 시장과 함께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와 우성아파트 현장, 이재민 임시대피소(오량실내체육관)를 찾아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하며 침수 피해지역 복구에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천지일보 2020.7.31
박병석 국회의장이 31일 오전 허태정 시장과 함께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와 우성아파트 현장, 이재민 임시대피소(오량실내체육관)를 찾아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하며 침수 피해지역 복구에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천지일보 2020.7.31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허태정 시장과 함께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하며 침수 피해지역 복구에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박 의장은 폭우로 피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와 우성아파트 현장, 이재민 임시대피소(오량실내체육관)를 찾아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앞에 서구청 재난현장 종합지원본부와 적십자사 봉사대원들이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30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앞에 서구청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와 적십자봉사회 서구지회 회원들이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1
30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 폭우 피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주민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제공: 대전소방본부) ⓒ천지일보 2020.7.31
30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 폭우 피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주민을 보트에 태워 구조하고 있는 모습. 아파트 앞 주차장에 물이 사람 가슴까지 차올랐으며 자동차와 타이어, 항아리 등이 둥둥 떠있다. (제공: 대전소방본부) ⓒ천지일보 2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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