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월북 경로.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인천 강화도 월미곳에서 발생한 탈북민 월북 사건에 대한 검열 결과에 따라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을 엄중 경고하고, 해병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는 등 관련자를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탈북민 월북 경로.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인천 강화도 월미곳에서 발생한 탈북민 월북 사건에 대한 검열 결과에 따라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을 엄중 경고하고, 해병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는 등 관련자를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합참, 탈북민 월북 조사결과 발표

“근무자, 영상 식별 어려워” 답만

관련 후속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놔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군 당국이 탈북민 김모(24)씨의 월북을 차단하지 못한 데 대한 경계실패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관련 군 부대 지휘책임자들을 징계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31일 오전 10시 탈북민 월북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휘 책임이 있는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은 엄중 경고하고, 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을 포함해 지휘 책임이 있는 직위자와 임무책임 관련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합참은 지난 26일 북한 매체 보도로 탈북자 월북 사실이 드러나자, 28일까지 사흘간 합참 전비태세 검열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조사 결과 수문 등 취약요인 보완대책, 감시장비 요원 운용, 경계 감시 의아점 발생 시 현장 조치, TOD(열영상장비) 등 감시장비 최적화와 정상 가동 상태 확인, 유관기관 등 경찰과의 협조체제 구축 등에서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북민 김씨는 지난 18일 강화도 월곳리의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뒤 한강 하구를 헤엄쳐 월북했다.

특히 김씨가 배수로 통과에서부터 한강에 입수 후 북한 땅에 도착하는 과정이 군의 근거리 및 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 등 총 7차례 포착됐지만, 군은 별다른 조치를 하거나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입수 후 월북하는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영상에 포착된 것이 아니고, 20~30분 간격을 두고 나타난다”며 “현장 근무자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고 있어도 월북 장면을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감시장비에 나타난 월북 장면은 군 영상감시 전문가들이 김씨의 이동 행적 등을 염두에 두고 해당 시간 영상을 집중적으로 다시 돌려본 결과 식별할 수 있었다”는 답을 내놨다.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됐지만 현장근무자가 당시 상황을 식별해내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합참 관계자는 재발 방지 등 후속 조치와 관련해 “감시 장비와 운용요원 여건을 보장하고 정신적 대비 태세를 확립하고 감시장비 숙련 교육을 하겠다”며 “경계 부대 특성에 부합하는 경계병 교육과 소형 표적 감시를 위한 자격 평가 인증제나 경연 대회 등을 통해 감시병에 동기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월북 통로가 된 배수로’에 대해선 “전 부대 수문과 배수로를 일제 점검해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경계 취약점을 보강하면서 수문과 배수로 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경계 보강물을 설치해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간인 접근 가능 지역을 점검해서 강화도처럼 철책 직후방에 민간인이 접근 가능한 곳에 CCTV(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해 예상되는 취약 요인이 없게 감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 확인하고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2020.07.28. (출처: 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 확인하고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2020.07.28.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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