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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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등과 같은 막말을 해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전광훈 목사. 그는 최근 한기총 대표회장 자격을 법원으로부터 일시 정지당했음에도 여전히 스스로 예언자라고 자처하며 신도들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날이 갈수록 그의 막말은 격해지고 있다. 욕설과 정치 발언으로 얼룩진 설교 속 전 목사는 최근 고인이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조롱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등을 향해서도 힘껏 막말을 쏟아내는 중이다. 본지는 최근 전 목사의 주요 막말 발언을 모아봤다.

하나님 심판까지 운운하며

더욱 거세진 비난 발언 강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박원순이가 죽으니깐요, 국민들의 얼굴 색깔이 달라졌어요. (아멘) 국민들이 훤해졌어요, 훤해졌어요. (아멘) 앞으로 몇 명만 더 죽으면 아마, 하하하.”

“‘주여, 문재인 절대로 자살하지 말게 하여 주옵소서… 감방만 갔다가 오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하하.’”

“정세균 너 눈에 만만하게 보이냐? 교회가? 그러면 너도 박원순 같이 돼버려.”

위 내용은 전광훈 목사가 지난 19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집회와 설교에서 발언한 것을 종합한 내용이다. 전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너알아TV 영상을 보면 전 목사의 말에 예배당을 가득 메운 신도들은 전부 “아멘”을 외치며 두 손을 들고 화답한다.

故 박 시장을 저격하는 발언부터 시작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전 목사의 막말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 중임에도 “건국절을 인정하지 않는 문재인을 감방에 넣어야” 등 주장도 일삼았다.

◆ “박원순 죽으니 국민들이 훤해졌다” 막말

박 시장이 9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인 14일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우리는 이겼다. 하나님이 날려버렸다”며 만세를 부르며 자축했다.

박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 집회를 비롯한 도심 집회를 불허했던 것을 겨냥해 하나님이 심판하셨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는 “박 시장이 예배를 탄압하려고 (광화문광장에) 직접 와서 직원들 시켜서 예배 중지하라고 방해를 했다. 차라리 그때 전광훈 목사라는 사람이 무슨 말 하는지 들었다면 비극적인 사건이 안 일어났겠지 않나”라고 했다.

이후 19일 주일예배 설교에서는 고인을 조롱하는 말을 일삼았다. 전 목사는 당시 “박원순이가 죽으니 국민들의 얼굴이 훤해졌다”면서 “성경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 법을 깨면 안 된다. 이걸 깨려고 덤빈 놈들은 다 주님께로 호출당해 호출. 박원순이고 뭐고 소용이 없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요즘 기도한다. 문재인 절대로 자살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고 왜? 우리나라 백성들은 사실과 관계없이 자살하면 다 그쪽 편으로 넘어가 버린다”며 “감방만 갔다 오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했다.

또 당시 연이은 교회 발 코로나19 확산으로 교회 소모임 금지 조치를 발동했던 정 총리에 대해 “너 눈에 교회가 만만하게 보이느냐?”며 “그러면 너도 박원순 같이 된다”는 막말을 했다.

전광훈 목사가 지난 5일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주일전국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예배에는 최소 1000여명이 넘는 신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전광훈 목사가 지난 7월 5일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주일전국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평화? 정신 나간 소리, 저 북한으로 가버려”

전 목사는 오는 8월 15일 대규모로 열겠다는 광화문 집회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문 대통령을 반드시 청와대에서 끌어내겠다는 게 목표다.

그는 국민대회에 최소 1000만명은 나와야 한다며 불참하는 국민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평화를 주장하는 목사들에 대해서 “정신 나간 소리 하고 앉았다. 그러면 당신들끼리 저 북한으로 가버려”라고 맹비난했다.

◆“주여, 돈 많은 X좀 보내줘봐요”

최근 집회에선 사실상 헌금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28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2020 전국 정기 성령 대폭발 컨퍼런스’ 둘째 날에 “하나님은 헌금에 약하다”면서 헌금을 자신과 같이 잔인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헌금을 받으라”는 성령의 음성을 듣고 교인에게 억대의 헌금을 받는다고 했다.

전 목사는 “헌금을 하려면 기업가가 하든지 그럼 편하게 받겠는데 꼭 가져오는 것들이 보면 거지 오촌 닮았다”며 “하루는 ‘주여, 돈 많은 X들 좀 보내줘 봐요’라고 기도했다. 마음이 말이다. 꼭 뭐 사렙다 과부처럼 뺏어 먹는 기분이라 고통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그때 성령이 “‘전광훈 마음 약해지지 마. 내가 오늘까지 너를 쓰는 이유는 기도도 열심히 했고 성경도 열심히 읽었고 순종도 열심히 했지만 네가 나를 사랑하는 헌금을 한 것이야. 그러니 절대로 (돈 몇억 받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그는 집회에 참석한 특정인들이 낸 헌금 액수를 거론하면서까지 헌금에 대해 강조했다.

전 목사는 “여기 강의하시는 이모 교수님은 그저께 돈 3000만원을 가져왔다”며 “저 가난뱅이가 뭐 돈이 있겠냐. 또 여기 천안에 있는 이모 목사님도 교인들 전체 헌금했고 또 광주에 있는 여자 잔 다르크 황모 목사님은 전 성도들에게 또 거기 지역 목사님들이 헌금해서 1억 5000을 가져왔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다 하나님의 눈치 빠른 사람들이다. 그 외에도 여기 돈 1억 이상 낸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릴레이 단식 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한 시민이 ‘빤스목사 전광훈은 사퇴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릴레이 단식 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한 시민이 ‘빤스목사 전광훈은 사퇴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 전광훈 목사 막말, 어제오늘일 아냐

사실 전 목사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그가 막말로 유명(?)해지기 시작한건 2005년 대구에서 “이 성도가 내 성도 됐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옛날에 쓰던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여 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 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라고 발언한 후부터라고도 보여진다. 이 같은 전 목사의 말은 교계를 넘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아직까지 전 목사 이름 뒤엔 빤스 목사란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이후에도 전 목사는 2007년에 “이명박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2012년에는 “전교조에서 성을 공유하는 사람이 1만명”이라고 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또 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인 2014년 5월에는 “세월호 좋아하는 건 좌파 종북주의자들만 좋아하더라.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기뻐 뛰고 난리”라고 말했고 2017년 11월엔 “한국교회 1200만명이 시청 앞에 모이면 촛불시위 저런 것들은 벼룩이야 벼룩”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의 막말은 한기총 대표회장이 되면서 극우 성향과 결합해 더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을 “간첩” “주사파” 등으로 규정한 그의 막말은 주요 언론에서도 다룰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교계로부터는 “정치 목사”라는 빈축을 샀다. 그러다 한 집회에서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고 말해 개신교계를 넘어 종교계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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