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마무리되고 나면 세상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세계사가 BC와 AD가 아니라 BC와 AC로 나뉠 것이라는 예측도 대두되고 있다. BC(Before Christ)는 ‘그리스도 이전’인 기원전을 의미하며, AD(anno Domini)는 ‘주님의 해(年)’란 의미를 담은 예수 탄생 이후인 기원후를 일컫는 말이다. 기존의 BC와 AD에 대비해 거론되고 있는 BC와 AC에서 BC(Before Corona)는 코로나 이전, AC(After Corona)는 코로나 이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의 첫 확진 발생 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코로나19의 확산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해야 하는데, 우리사회에 큰 우려를 안기고 있는 코로나19의 현주소는 어디에 와있는 것일까. 

코로나19 감염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천 6백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60만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빠른 감염 전파가 전 세계를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위험을 경고하고 있으며, 과학계에서도 더 크고 강력한 ‘2차 팬데믹’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일 코로나 발생 상황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코로나19의 확산 현황을 비교해보면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의 심각성이 바로 느껴진다. 그동안의 전 세계적 확산 추이와 우리나라의 현황을 7월 26일 0시를 기준으로 한 달 전인 6월 26일 0시의 현황과 교과서적으로 비교해 본다(https://cronaboard.kr 참조). 

7월 26일 0시 기준으로 전 세계 하루 확진자가 하루에 17만명 넘게 발생하며, 총 확진자 수가 1천 6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한 달 전인 6월 26일의 970만여명에 비해 무려 6백만명이 훨씬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사망자 수는 64만여명으로 한 달 전의 49만여명에 비해 15만명이 넘게 늘고 있다. 참고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천만명을 초과한 날은 6월 28일이었다. 전 세계 치사율은 확진자 관리 체계가 좋아지며 5.06%에서 4.00%로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지난 6월 8일 확진자 수가 2백만명을 넘은 후 현재 426만명을 초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브라질이 234만여명, 인도가 137만여명으로 3개국의 확진자 수가 1백만명 수준을 넘고 있다. 확진자 수가 10만명이 넘은 나라는 23개국이며, 1만명 이상 국가는 214개 발생국 중 78개국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 코로나19의 현주소는 어느 수준일까. 6월 26일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는 1만 2602명으로 세계 61위 수준이었고, 사망자 수는 282명이었다. 치사율은 2.24%로 세계 치사율 5.06%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4월 3일로 첫 확진자 발생 후 75일째 되는 날로 보고되고 있다. 7월 26일 확진자 수는 1만 4150명으로 한 달 사이에 1548명이 증가한 수준이며, 사망자는 298명으로 16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 치사율은 2.11%로 4.00%인 세계 수준의 절반을 조금 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이웃 일본의 확진자 수와 하루 발생자 수를 비교해볼 때, 6월 26일 우리나라는 총 확진자수가 1만 2602명에 하루 발생자가 수가 39명인데 비해 일본은 1만 8824명에 82명 수준이었다. 한 달이 지난 7월 26일의 총 확진자수와 하루 발생자의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73위로 총 1만 4150명 확진에 하루 확진자가 58명이었다. 일본은 세계 55위로 확진자 수 3만 543명에 하루 발생 수는 809명 수준으로 확진자 수는 우리나라의 2배가 넘으며, 하루 확진자 수는 무려 13배에 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코로나19 방역체계를 훨씬 더 철저하게 잘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한국형 방역 모델’이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 우리 곁으로 다가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과거의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신종플루, 사스(SARS), 메르스(MERS)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발생과 전파의 대응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방역체계가 빠르게 안정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2차 대유행’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비하는 새로운 범국가적 대처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현주소를 거울삼아 신종 바이러스 전염의 위험성과 예방에 대한 사회 인식 증대와 올바른 생활 습관의 실천 방안도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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