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교장 뒷벽이 삼성병원 응급실과 붙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역사 현장, 병원 주차장에 고립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시 중구 태평로 2가 150번지 강북삼성병원 내에는 병원 건물 같지 않고 관저나 사택 같은 건물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쓰인 경교장이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3층 구조로 삼성생명 소유다.

1938년 12월 경 건립된 경교장은 처음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로 지어진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는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경교장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알고 있다’는 대답이 어느 정도 나올까. 하지만 백범 김구 선생을 아느냐고 물으면 잘 안다고 대답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곳이 경교장이라고 하면 백발백중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숙연해진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 남북 평화 통일 실현을 위해 국무회의가 진행됐던 곳, 자주 통일 국가를 희망했던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역사적 현장은 현재 삼성 소유지다. 또한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까지 강북 삼성병원 부속 건물로 사용돼 내부가 심하게 훼손·변형됐다.

삼성 병원은 경교장이 2005년도에 국가문화재 사적 제465호로 지정되자 이듬해 2층 백범 집무실 자리 20평 남짓만 겨우 복원해 놓았다. 경교장은 15년 간 끈질긴 사투 끝에 현재 건물 내부 원형 복원이 결정돼 철거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소유권은 여전히 삼성생명이고 서울시에 무상 임대한 조건이라 정원이었던 현재 주차장 자리는 제외, 건물만 복원된다.

경교장 건물은 복원되더라도 주차장 내에 고립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누구의 말처럼 ‘절반의 복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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