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 매물이 사라져 전세난이 우려되는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출처: 뉴시스)
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 매물이 사라져 전세난이 우려되는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출처: 뉴시스)

주인 실거주·월세 전환 영향

보증금 올리려는 집주인도↑

부작용 최소화하는 고민 필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당정이 ‘임대차 3법’ 국회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폭등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법 시행 전에 전세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21일 보증금 7억 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5월 16일 보증금 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1억 9000만원이 상승한 셈이다.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114.3㎡는 14일 보증금 9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불과 2주일 전인 3일 7억 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억 6000만원이 올랐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84.9㎡도 21일 보증금 8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7일 8억원에 거래된 지 2주일 만에 9000만원이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시세에 따르면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인 전셋값은 이후 10억원 안팎으로 치솟은 상태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하며 1년 넘게 단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임대차 3법 추진과 매매시장 불안 등에 따른 영향으로 서울은 주거, 교육, 교통환경이 양호한 지역과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법 시행 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지금 전셋집에 눌러앉으려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물건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더해 정부가 6.17, 7.10대책을 통해 보유세 인상에 나서면서 세금 인상분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지는 것도 전세 품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정이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은 전월세신고제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초기 임대차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세입자 보호 등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장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만간 발표될 공급 대책에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내용이 담길지, 임대차 3법 국회 논의과정에서 적절한 보완책이 담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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