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사업 확대 위해 과감한 설치비 지원 선택

▲ 오한장 유공에너지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LPG판매 사업자라면 누구나 벌크사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판매업자가 벌크사업을 한다는 게 쉽지 않죠.”

LPG사업이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8년째 꿋꿋하게 벌크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오한장(사진) 유공에너지 대표의 말이다.

직원 수도, 운영 규모도 대형 정유사나 수입사처럼 거대하게 움직이진 않지만, 8년간 유공에너지를 지켜온 그에게는 변하지 않는 사업 원칙이 있다. 바로 ‘재투자’와 ‘신뢰’다. 이 두 단어가 소규모 업체임에도 유공에너지가 벌크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정부가 LPG 판매업소의 통합을 선언하고 체적 판매 방식을 본격화했던 5~6년 전부터 LPG 용기 판매사업은 난항을 겪기 시작했고 반대로 벌크사업은 붐이 일어났다.

이보다 3년 정도 앞서 LPG 용기 판매사업을 시작한 유공에너지는 착실히 벌크사업으로 전환을 준비했고 5년 전 벌크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당시 LPG 용기 판매 물량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었다”며 “이 때문에 벌크사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LP가스 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사 전환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자본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지는 게 벌크사업이라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 함께 벌크사업을 시작했던 사업장 중에는 문을 닫은 곳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유공에너지가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은 대규모 사업자들과는 달리 ‘재투자’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벌크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LPG 공급도 중요하지만 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 설치 또한 중요하다.

“이 설치비용이 적게는 2500만 원에서 많게는 7000~8000만 원까지 듭니다. 대형 벌크사업자들은 LPG 공급만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 비용을 고객이 고스란히 떠안고 다른 설치 업체를 통해 시공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반면 유공에너지는 오 대표가 시공면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과 설치가 동시에 가능하다.

LPG 저장탱크를 설치하는 곳은 대규모 난방을 위한 연수원, 사찰 등이나 가스 사용량이 많은 중화요리 업체, 대형 음식점, 휴게소 등으로 대부분 LPG 사용량이 비교적 많은 곳이다.

유공에너지는 이런 곳에서 난방‧운영 등의 이유로 LPG 사용을 원하지만 저장탱크 설치비용 등으로 부담을 느끼는 고객에게는 과감히 ‘재투자’하는 차원에서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하게 LPG 탱크 설치를 해주는 지원을 진행한다.

그는 이런 상황이 때론 경제적으로 부담됐지만 더 먼 미래를 생각했기에 가능했고 이런 재투자가 사업 유지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 대표는 안전관리자 자격증도 가지고 있어 작은 문제 발생 시 직접 간단한 점검을 하러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 때문에 유공에너지는 이용자들에게 꾸준한 A/S와 시간관리 잘하기로 소문이 났다.

그는 “시간은 곧 고객과의 신뢰관계와도 연관된다”며 “더 중요한 것은 공급 기한을 못 지키면 고객은 바로 추위에 떨거나 장사를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 사업은 특히나 시간준수와 신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8년 전 LPG 연간 판매 25톤으로 시작했던 유공에너지는 지난해에는 판매 130톤을 달성했다. 여전히 대형업체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올해는 이보다 약 30톤 더 늘려 목표를 잡을 방침이다.

오 대표는 “정부는 도시가스를 점차 늘려간다고 하지만 도시가스 설치가 어려운 지역이나 사찰, 연수원 등 아직 LPG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며 “때문에 자긍심을 가지고 재투자를 바탕으로 계속해 발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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