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인수의지 진정성 확인 필요”
업계 “노딜 명분 쌓기 가능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7일 산업은행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한데 대해 “현산이 요청한 사항에 대해 M&A(인수합병) 절차에서 수용 가능한 지 여부에 관해 검토하고 있다”며 “현산의 인수의지의 진정성 관련 저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4일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에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 착수를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약 12주간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에 대한 재실사를 나설 것을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 마무리를 촉구한 데 따른 답변이다.

시장에서는 재실사가 이뤄질 경우 계약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등으로 채권단의 귀책사유가 될 만한 문제를 HDC현산이 물고 늘어져 인수 대금이 깎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소송의 명분을 쌓고 계약을 해지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채권단이 HDC현산의 재실사 주장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HDC현산에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만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채권단은 일단 협상 주체들과 대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계약 파기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시야에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해 “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대비책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협의가 진전이 안 됐는데 ‘플랜B’는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인수를 포기하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8천억원을 출자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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