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용 부위원장 등이 27일 중구 사회적참사특조위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 관련 특정 질병 진단 인구 중 사망자는 1만 4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출처: 연합뉴스)
최예용 부위원장 등이 27일 중구 사회적참사특조위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 관련 특정 질병 진단 인구 중 사망자는 1만 4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회적참사특조위 연구 결과

“전체 피해자 67만명 추정”

“현재 피해 신고수 6823명”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병으로 숨진 사람이 국내에서만 1만 4000여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실제 사망 신고 건수 대비 10배가 넘는 수치다.

27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대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작년에 열렸던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의 후속 조치로 진행됐다. 전국 만 19∼69세 성인남녀 1만 5472명(5000가구)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방문 면접 조사를 통해 실시됐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1.414%포인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가운데 천식, 비염, 간질성 폐 질환 등 병원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병을 진단받은 이후 사망한 인구는 약 1만 4000명(최소 1만 3000명∼최대 1만 6000명)으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 17일 기준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망자는 1553명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 추산한 전체 사망자의 단 11%에 불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은 “2006년부터 6차례에 걸쳐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실태조사가 있었다”면서도 “사망자를 추산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연구에서 조심스럽게 사망 인원을 1만 4000여명으로 추산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정밀한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약 627만명(최소 574만명∼최대 681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임산부나 만 7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엔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일반 가구에 비해 각각 1.2배,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직접적인 건강피해 경험자는 약 67만명(최소 61만명∼최대 73만명)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증상이나 질병이 발생한 인구는 약 52만명, 기존 질병이 악화된 인원인 경우가 약 15만명인 것으로 추산됐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실제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인구는 약 55만명(최소 51만명∼최대 60만명)으로 추정됐다. 피해인구 규모를 질병별로 살펴보면 비염이 34만 21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폐 질환 20만 3060명, 피부질환 16만 5537명, 천식 13만 9051명 등 순이다.

사참위는 “이번 조사에서 추산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경험자는 약 67만명이다. 하지만 지난 9년(2011년∼2020년)간 정부가 접수한 건강피해 신고자는 현재 기준 6823명”이라며 “(이는) 약 1%에 불과한 것으로서, 잠재적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피해자 의료정보와 가습기살균제 판매정보 등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피해자 찾기와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서야 한다”며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람들의 질환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부위원장은 “다음달이면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9년이 된다”면서 “그런데 아직도 참사 피해자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이번 연구로 참사의 실체적 진실에 조금이나마 다가간 느낌이다. 실체 규명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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